"AIG 너마저" 1Q 78억불 순손실(상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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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증권가격 급락탓… 신주발행 통해 125억불 조달키로

세계 최대 보험그룹인 AIG가 8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예상밖의 대규모 분기 손실을 발표한 탓이다.

AIG는 지난 1분기중 78억1000만달러, 주당 3.09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AIG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1억3000만달러, 주당 1.5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바 있다.



AIG는 1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손실은 주당 1.41달러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추정치 주당 76센트를 훨씬 초과한다.

AIG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주 발행과 주식연계 증권, 채권발행 등을 통해 125억달러를 조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주 발행에 따라 기존 주식 가치의 희석이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AIG의 마틴 설리반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자사의 주력 보험사업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이번 분기 손실은 미국 주택시장과 신용 및 자본시장의 침체로 관련 투자 부문의 외부 환경이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손실은 특히 모기지담보증권이 대거 포함된 부채담보부증권(CDO)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시장 침체로 모기지 연체와 차압(포클로저)이 급증하자 모기지증권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AIG의 금융상품 사업부는 CDO의 손실에 대한 보험을 대규모로 팔았다. 신용디폴트스왑(CDS)을 이용해 채권의 부도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을 대량 취급한 것. 채권 부도가 증가하면 CDS를 판 금융기관은 큰 손실을 입게된다.

신용평가사인 S&P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AIG의 CDS 관련 포트폴리오는 무려 5050억달러에 달했다. 모기지시장이 붕괴되면서 CDS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이다. CDO와 연관된 것만 620억달러에 달했다.


AIG는 최상 등급의 CDO를 보증하는 최고등급의 CDS도 대거 팔았다. 그러나 이번 모기지시장 붕괴로 우량 등급의 CDO마저도 급락이 불가피했고 이는 고스란히 AIG의 손실로 이어졌다. 계열사의 대규모 상각이 단행됐고 AIG는 여기서만 세전 91억1000만달러의 비용을 반영했다.

모기지 대출 사업을 해주는 계열사 '아메리칸 제네럴 파이낸스'에서도 손실을 입었다.



AIG의 대규모 손실로 설리반 CEO의 입지는 한층 좁아졌다. 설리반은 2005년 회계 스캔들로 낙마한 모리스 그린버그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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