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망의 늪'이 공존하는 두 얼굴의 중국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05.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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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중국, 당신에게는 어떤 존재입니까.

"세계 경제의 생산과 소비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시장은 높은 장기성장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익률과 잔고 증가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투자펀드에 가입하십시오." (한 증권사)

"중국 텐진에 진출해 의류공장을 경영하다가 중국 지방정부의 갖가지 규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용인해주던 것들에 대해서도 틈만나면 찾아와서 점검하고 벌금고지서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철수하고 베트남 등지로 옮겨간 한국기업들도 많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 중소기업)



"은행의 권유로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적립식으로 가입했었는데 지난해 말 고꾸라진 펀드가 영 회복될 기미가 안보이네요. 중국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제 펀드는 언제쯤 다시 좋아질까요." (한 직장인)

"티베트의 평화와 독립을 지지합니다. 중국의 인권 탄압과 야만성을 폭로해야 합니다. 얼마전 서울에서 성화봉송을 하던 도중 벌어졌던 중국인 유학생들의 폭력사태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한 시민단체)



"앞으로 중국이 크게 성장한다고 하죠. 헤지펀드의 전설 짐 로저스도 중국과 중국어 구사능력의 중요성 때문에 작년 거주지를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옮겼고 5살된 딸도 이젠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고 하죠. 국내에서도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초등학생들의 중국어교육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요." (한 중국어학원)
'흥망의 늪'이 공존하는 두 얼굴의 중국


중국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극단을 달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중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뛰어든 많은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투자자들 가운데에는 지난해 적지않은 손해를 보기도 했다. 막연히 중국의 가능성만 보고 뛰어든 이들에게는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가며' 양 극단을 맛봤던 셈이다.

티베트에서의 유혈사태나 올림픽 성화봉송 때의 폭력사태를 보며 분노를 느꼈던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어를 배우자는 열기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중국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권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느정도의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것일까.
'흥망의 늪'이 공존하는 두 얼굴의 중국
◆깊어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고민

펀드를 통해 중국에 투자한 사람들은 지난 1년여의 기간동안 고민에 빠져있어야 했다. 끝을 알 수 없이 성장하던 중국 주식시장이 꺾이면서 펀드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 집계에 따르면 5월2일 기준으로 설정액이 50억원 이상이고 3개월 이상 운용된 중국투자펀드는 모두 59개. 이들 펀드 모두 연초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3개월 수익률은 8개를 제외하고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준으로 친디아펀드 7개, 브릭스펀드 18개, 아시아태평양펀드 33개, 동북아펀드 4개 모두 연초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이들 펀드 가운데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2(CLASS-C)'가 연초대비 수익률 -23.62%로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펀드의 1개월 또는 3개월 수익률은 많은 수가 플러스로 올라서면서 앞으로의 전망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KODEX China H로 20.75%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에 직접 뛰어든 기업들의 고민은 더 심각하다.

상하이에서 섬유업체를 운영중인 S기업의 유모 상무는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한국 본사에서 보내주는 사무소 경비에까지 10%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등 과도한 각종 세금과 벌금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유 상무는 또 "중국 당국의 입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영업을 할테면 하고 싫으면 말라는 식"이라며 "인건비 상승까지 겹쳐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지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저렴한 인건비 및 상대적으로 적은 규제를 노리고 중국 직접 투자에 나섰던 중소기업들이 이제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설명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국어 배우기 열풍



그럼에도 중국의 미래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밑에서부터 무르익어가고 있다.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관심은 중국어배우기 열풍으로 대변된다. 초등학생들도 이제는 영어와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언젠가는 한자교육이 중국어교육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학원보다는 주로 학습지를 통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아직까지는 학원을 중심으로 하는 성인들의 중국어교육시장이 더 크지만 조만간 초등학생들의 중국어 학습지시장이 성인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학습지시장의 주류라고 일컬어지는 대형업체들이 이미 중국어학습지시장에 뛰어들어 급성장을 하고 있거나 올해 안에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위해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어교육시장이 아직은 성숙한 단계가 아니지만 앞으로 얼마나 클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라



중국에 정통한 소식통들이나 중국시장 분석 전문가들은 중국투자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특히 올 8월에 열리는 올림픽 이후의 상황은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 중국이 계획하고 있는 인프라 개발에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개발계획의 실행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또 현재 상승조짐을 조금씩 보이고 있는 부동산시장이나 금융시장의 발전추이도 눈여겨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각 분야별 시장의 과제와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앞으로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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