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광우병 괴담' 진땀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05.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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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홈페이지글 "감염 가능성" 식약청, 화장품협회 "위험 없다" 해명

화장품업계가 8일 갑작스럽게 '광우병 괴담'에 시달렸다.

모 통신사가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글을 인용, "화장품으로도 광우병이 감염될 수 있다"고 보도하자 식약청과 화장품협회가 해명에 나서느라 진땀을 흘렸다.

◇美 FDA, "소 유래 화장품 광우병 감염원 될 수 있어"=미국 FDA는 홈페이지에 "소 단백질이 사용된 화장품을 상처 난 피부 등에 사용하면 단백질이 흡수될 수 있음이 실험으로 확인됐다"며 "소의 단백질이 포함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광우병 감염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FDA는 이 글에서 "광우병 유발물질(프리온)에 오염된 화장품이 인간 광우병을 감염시킬 수 있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화장품을 삼키거나 상처 난 피부 조직 등이 직접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화장품이 눈에 사용되고 있는데 샴푸 등의 용품들도 눈을 비비거나 잘못된 사용법 등으로 눈으로 침투할 수 있어 눈의 결막 조직을 통한 감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해명에 '진땀'=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와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우병괴담 10문10답'을 통해 화장품을 통한 광우병 감염 우려를 '괴담'으로 일축해왔기 때문.

식약청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식약청은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을 통한 감염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국내에 수입된 화장품 중 소 유래 성분은 소가죽, 힘줄에서 얻은 콜라겐과 엘라스틴(머리 및 피부의 보습·영양제)이며 이는 모두 특정위험물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화장품도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BSE 발생국 또는 발생우려국가 34개 국가산의 특정위험물질 유래 화장품에 대하여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고 가죽의 경우 가죽유래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받고 힘줄이나 기타의 경우에는 정부 발행 TSE 미감염증명서를 제출받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협회, 실태조사 "제대로 알려야"=대한화장품협회는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협회 소속 회원사는 145개. 협회 학술팀 소속 관계자는 "소 유래 화장품 원료를 사용하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칫 여론을 더 자극할까 조심스럽게 대응해왔는데 논란이 커지면서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조사를 벌이게 됐다"며 "산업자원부 고시 통합공고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어 (조사를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공고로 광우병이 발생하는 지역의 소 유래 화장품 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은 들어오지 못하고 의심지역이 아니더라도 광우병이 미감염이 아니라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

통합공고 35조 12항에 따르면 소,양,염소 등 반추동물 유래물질을 함유 또는 사용한 품목으로서 의약품등 및 화장품(원료)을 수입하고자 하는 자는 EU지역산 특정위험물질 유래품목과 영국 및 북아일랜드산 소 유래품목은 수입할 수 없다. 또 상기 수입금지 대상품목이 아닌 것으로 식약청이 지정한 국가산 반추동물 유래품목의 경우는 표준통관예정보고시 수출국 정부가 발행한 TSE(전염성해면상뇌증) 미감염증명서를 제출·확인해야 한다. 41조3항에서는 BSE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영국 및 북아일랜드산 소 또는 EU지역산 특정위험물질 유래 동물용의약품등 및 그 원료는 수입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불똥에 노심초사=화장품 업계는 광우병 불똥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미 2002년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소 유래 화장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어 문제가 없지만 최근 광우병을 둘러싼 전국민적 관심사가 워낙 뜨거운 만큼 이미지가 중요한 화장품 업계는 이번 논란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 업체에서 일부 소 유래 화장품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2000년초 여러차례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소 유래 화장품 원료를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웰빙열풍'으로 식물성, 유기농 원료가 주목받고 있어 소 유래 원래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콜레스테롤, 콜라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준철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연구소 팀장은 "소는 물론 동물 성분 원료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콜라겐도 상어, 연어 등 어류에서 추출하거나 식물에서 추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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