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해외자금, 신흥시장으로 향한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5.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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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달 누적 유입금으로는 중국 최대

전세계적으로 잠자고 있던 자금이 슬슬 움직이고 있다. 신용경색 우려가 한 풀 꺾이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이들 자금의 대부분이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이머징마켓)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EPFR)에 따르면 지난 달 24~30일 한 주간 해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324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한국이 포함된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로 10억2836만달러가 유입됐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투자 펀드로 각각 14억864만달러, 3억3657만달러가 흘러들었다.



한국 단일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로도 9116만달러가 들어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던 자금 유출세가 18주만에 멈췄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규모다. 지난 주 5억7770만달러를 비롯해 4월 한 달동안 31억3800만달러가 들어갔다. 단일 개별 국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국 펀드로 전세계 자금이 몰리는 것은 최근 중국 및 홍콩 증시 반등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달 22일 2900선까지 추락했던 중국 상하이지수는 최근 3700선까지 회복했고, 홍콩H지수는 3개월만에 2만6000선에 복귀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증시가 비유통주 매각과 증권 거래세 인하 등 정부의 잇단 증시부양책으로 상승 동력을 얻었다"며 "여전히 변동성은 높지만 올림픽과 높은 경제 성장 전망 등 투심이 호전될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이어 "투자자들은 2%대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선진국보다는 성장 동력이 풍부한 이머징마켓이 세계증시를 이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찬 한화증권 리서치본부 중국·EM분석팀장은 "최근 이머징증시의 거품이 해소돼 투자 매력이 높아진 데다 아시아 이머징의 경우 미국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다"며 "중국이 올해도 1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이들 지역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올해말까지 8500억달러의 핫머니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어 물가 상승과 증시 거품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증시의 매력은 여전히 높지만 상하이지수가 4400선까지 오르면 강한 억제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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