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주목받는 '원조 청문회스타' 노간지

조철희 기자 2008.05.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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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주목받는 '원조 청문회스타' 노간지


20년 전 '5공비리 청문회' 당시 활약했던 '원조 청문회 스타' 노무현 전대통령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7일 열린 '쇠고기 청문회'로 이른바 '청문회 스타' 의원들이 탄생하면서 노 전대통령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노 전대통령의 1988년 청문회 당시 질의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식의 향수를 자극했다.

통일민주당의 초선의원이었던 노 전대통령은 재벌총수, 권력기관장 등 거물급 증인들에게 논리적인 질문과 매서운 질타를 던져 당시 많은 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 방송사 뉴스는 "민주당의 노무현 의원은 차분한 논리적 접근으로 증인으로부터 알맹이 있는 답변을 얻어내 방송사에는 많은 격려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며 청문회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노 전대통령이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등을 상대로 매서운 질의를 펼치던 모습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영상자료는 쉽게 확인할 수 없지만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전두환 전대통령을 향해 명패를 집어던진 일화는 유명하다. '일해재단 청문회'서 유찬우 풍산금속 회장을 매섭게 질타했던 모습은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1998년 '5공청문회' 당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전두환 전대통령과 이를 지켜보는 당시 노무현 의원↑1998년 '5공청문회' 당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전두환 전대통령과 이를 지켜보는 당시 노무현 의원
노 전대통령은 유 회장에게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는 권부에는 5년 동안 34억5000만원을 가져다 주면서 내 공장에서 내 돈 벌어주려고 일하다가 죽은 노동자에 대해서는 4000만원 주느냐 8000만원 주느냐를 가지고 그렇게 싸워야 했느냐"며 "그것이 인도적인가, 그것이 기업이 할 일인가"라고 호통쳤다.

다른 의원들이 형식적이거나 애매모호한 질문을 한데 비해 단연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무작정 호통을 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질문하거나 집요하게 추궁하는 모습 등을 같이 보여줬다.


막대한 규모의 비자금 조성과 정경유착 등에 실망했던 국민들은 '노무현의 호통'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7일 '쇠고기 청문회'에서 조경태 통합민주당 의원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매섭게 질타했던 모습이 네티즌들의 환호를 얻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많은 사람들은 청문회에서의 활약으로 국회의원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청소년을 위한 한국 근현대사(조왕호, 두리미디어 2006)에는 "변호사 출신의 무명 국회의원 노무현은 조리 있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일약 청문회 스타가 됐다"고 쓰여있기도 하다.

국민들은 치밀하게 문제를 추궁해 진실을 알릴 수 있는 더많은 '청문회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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