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무디스 "회장님마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5.0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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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와의 유착 혐의에 이어 회장 낙마..신뢰도 추락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에 의해 '저승사자'로 불린 무디스가 유착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회장이 낙마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시련의 무디스 "회장님마저..."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브라이언 클락슨 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오는 7월 물러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클락슨의 낙마는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로 적지않은 손실을 입은 신용평가사들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신평사들은 주고객인 금융기관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음에 따라 동반 침체를 걷고 있다. 또 서브프라임 증권의 등급을 평가하면서 은행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등 이번 신용위기의 공범자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올해 52세인 클락슨은 모기지와 복합 구조화 금융 상품을 관리하면서 무디스를 주택 모기지 기반 복합 금융 상품을 분석하는 대표 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험성이 크다는 일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기지 분석이 매력적이라며 강한 드리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무디스가 평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등이 지난 여름 신용경색 이후 폭락하자 무디스의 명성은 수직 낙하했다.



무디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레이몬드 맥다니엘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신용 시장이 위기에 처하자 금융시장에서의 무디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외부로부터 정밀 진단과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맥다니엘은 "무디스를 겨냥한 비판의 대부분이 사실 무근이지만 클락슨은 최근의 비판에 대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락슨의 후임으로는 52세인 마이클 마델레인이 유력하다. 마델레인은 현재 무디스의 펀더멘털 평가 사업부를 맡고 있다.

무디스는 한편 워런 버핏과의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무디스의 지분 19.1%를 보유하고 있는데, 버크셔는 채권보증업체를 신설·운영하고 있다. 코넥티컷주 법무부는 최근 두 회사 사이에 심각한 유착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리처드 브루먼털 코네티컷주 법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무디스의 주요 주주가 무디스의 등급을 필요로하는 채권보증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지난주 지방채 보증을 전문으로 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어슈어런스에 대해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무디스는 최근 경쟁사인 MBIA나 암박 파이낸셜 그룹의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어슈어런스에 우호적인 등급을 부여한 것은 이득을 주기 위한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브루먼털 장관은 "이번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조사에 착수해왔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에 대해 "무디스는 엄격한 신용등급 책정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주주들과 신용등급에 관해 논의하지 않는다"고 즉각 반박했다.

무디스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유착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신평사의 전부라할 수 있는 신뢰도도 많이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 등의 시기에 해당 국가의 저승사자로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무디스가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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