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정문
"학교가 물건이냐 기업이 사고 팔게."
8일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보도되자 논란이 뜨겁다. 핵심은 '기업의 대학인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 "중앙대 날개 달았다"
삼성이라는 최고의 '배경'을 갖고 있는 성균관대학교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성균관대 법과대학은 재학생의 절반이 전액 장학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든든한 재단 후원 덕분이다.
이 밖에도 삼성병원이 있는 성균관대 의대는 수험생으로부터 선호도가 크게 상승했고 경영전문대학원(MBA) 등도 막강한 재정지원에 수준이 약진하고 있다.
◇"학문의 장에서 이윤추구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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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이 대학까지 운영하면 학문의 비판적 기능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중앙대 동문이라고 밝힌 일부 네티즌들은 "기대와 함께 걱정도 된다. 대학이 이윤추구의 장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7일까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에 각 6회에 걸쳐 광고를 싣는 동안 한겨레와 경향신문에는 전혀 광고를 주지 않았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등으로 한창 한겨레와 경향이 삼성에 비판적 기사를 쏟아낼 때였다.
등록금 인상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성균관대는 25개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가운데 가장 비싼 등록금을 신고했다. 연간 2000만원이 넘게 책정했다. 이미 중앙대의 경우도 교육과학기술부에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학 내에 커피숍, 지하상가, 주상복합아파트 등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요즘 아예 기업이 대학을 인수하면 '상업화'가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두산은 8일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사회공헌활동 추진을 위해 중앙대학교의 재단 영입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두산과 중앙대 법인은 이와 관련해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를 매각·인수한다는 내용의 MOU를 지난주 체결했다. 인수에 참여하는 두산 계열사들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