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않는 매력 中증시, 여전히 투자의 축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05.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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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올림픽 이후 중국 투자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50% 가량 떨어지자 뭉칫돈의 '입질'이 감지되고 있다. 긴축 우려와 물량부담, 고성장세의 둔화 가능성이 중국 주식 투자에 대한 입맛을 떨어뜨렸고 고평가 논란도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지만 중국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핵심 자산의 한 축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지난 4월25일 장중 한 때 3000선을 하회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3500까지 가파르게 상승, 추세 반전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강한 시세 분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증권거래세를 0.3%에서 0.1%로 인하한 데 따라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듯 했으나 물량 부담이 증시를 누르는 양상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중국 증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그리게 될까.

◆보호예수 해제보다 유상증자..연말까지 부담



중국 증시의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악재로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꼽힌다. 중국 A 및 B주와 홍콩 H주에 상장된 물량은 대략 36%이며 나머지 64% 가량의 비유통 주식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실제 비유통 물량은 증시의 주요 변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보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대규모 증자가 물량 부담의 핵이라는 것.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기업의 주주 구성을 볼 때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며 "비유통 주식이 시장에 풀리더라도 정부 지분율이 51%를 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제외한 지분도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풀릴 뿐 아니라 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비유통 주식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가를 깎아내릴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얘기다. 이보다 에너지와 금융을 중심으로 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유상증자가 부담 요인이라는 것.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로 기업들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5조~10조원에 이르며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는 물론이고 시가총액가중방식으로 산출되는 종합지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연말까지는 기업 유상증자로 인한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도한 유동성 증가를 방지하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은행 대출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채 시장규모도 작기 때문에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주식시장에서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

전병서 센터장은 "연말까지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EPS(주당순이익) 희석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증자 자금의 투자에 따른 이익 성장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비유통 물량과 유상증자에 따른 유동성 부담이 맞물려 있지만 내년 기업 이익 증가와 주가 상승 가능성을 감안할 때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풀이된다.



◆인프라 중심 성장 스토리 유효

8월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한 성장이 한 풀 꺾일 것이라는 우려에 전문가들은 '모르는 소리'라며 일침을 가한다. 인프라 투자 수요는 올림픽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정치 사이클과 연동,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와 함께 5년 주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3월 개최된 전인대에서 지방정부 지도부가 교체된 데 따라 새로운 투자 사이클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경제 성장과 도시화에 필요한 고속도로와 철도, 공항 등 인프라 관련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젤라 램 JP모간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최근 서울에서 가진 투자설명회에서 도시화가 이뤄지지 않은 서부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의 개발 및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전병서 본부장은 "중국은 전기 공급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인해 전력 설비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실정이며 공항과 고속도로, 철도 등 인프라 투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북경올림픽은 국가 홍보 및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이벤트일 뿐 성장과 투자의 중심점을 인프라에서 내수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철도 길이는 8만km로 미국의 50% 수준에 불과하며 중국 정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2조위안을 투자해 길이를 10만km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철도부는 2008년 한 해 동안의 철도 관련 고정투자로 3000억위안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연평균 투자규모인 1000억위안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표]중국 철도 건설 투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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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국가별 철도 보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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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정부는 2010년까지 도시화 비중 목표를 50%로 설정했으며 향후 3년 동안 1억명의 농촌인구가 도시로 이주할 전망이다. 2007년 기준 중국의 도시화 비중은 44.9%로 세계평균 기준인 50%를 밑돌고 있다.



[표]중국의 도시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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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중국은 항공 수요의 가파른 증가에 따라 2010년까지 44개, 2020년까지 총 96개의 공항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같은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를 감안할 때 현대차나 삼성전자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전문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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