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체감염 있었다… '무증상감염' 10명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5.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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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오리와 가까이하지 않아 면역력 없는 대다수 국민은 '위험'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대유행했던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총 10명에게 AI바이러스가 침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은 됐지만 병을 일으키지는 않은 '무증상감염'이었다.

이들은 살처분과정에 개입했던 사람들로 전부터 AI바이러스에 꾸준히 노출돼 면역력이 일반인에 비해 월등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라면 같은 정도의 AI바이러스에 노출됐을지라도 면역력이 취약해 무증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인이 AI의 침투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I가 대유행하던 2003년부터 2006년까지 AI바이러스에 감염은 됐지만 증상은 발현되지 않은 '무증상감염' 사례는 총 10명이었다. 무증상감염은 증상은 없는데 혈청검사 결과 AI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를 뜻한다.

'무증상감염'에 대해 우흥정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AI바이러스가 몸안에 침투해 증식은 했지만 질병을 일으키는데는 실패한 것"이라며 "해당 개인의 면역력이 바이러스의 적극적 활동을 막은 것이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증상의 발현 여부는 주로 개인의 면역력차이와 바이러스의 동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예전에 바이러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항체가 만들어졌거나 힘이 약한 바이러스이었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면역력'의 경우 개인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있다. 닭, 오리를 사육하는 사람들이나 살처분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의 경우 이전부터 꾸준히 고ㆍ저병원성 AI에 노출돼왔기 때문에 AI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무증상감염' 사례인 10명 역시 여기에 속했다.

우 교수는 "AI바이러스는 조류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관련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약한정도의 바이러스에라도 꾸준히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AI에 노출되더라도 '무증상감염'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 AI바이러스에 접해본 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약한 동력의 AI바이러스에도 무증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우 교수는 "영유아나 노약자는 면역력이 약해 모든 바이러스에 대해 취약하다"며 "활동량이 많을 경우 노출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30~40대 성인들도 위험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무증상감염'은 증상이 없는 만큼 환자와는 구분되며 학술적으로만 의미 있을 뿐"이라면서도 "당시 무증상감염으로 끝난 사람들의 경우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이었던 만큼 같은 상황에서 감염된 사람이 어린이나 일반인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같이 2003년에 AI바이러스의 유행을 겪었던 일본도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총 19명의 무증상감염환자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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