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년반만에 1040원대 "매물이 없다"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2008.05.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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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유가+주가 조정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 위로 올라섰다. 수출업체들은 달러 팔기를 늦추고 정유사를 비롯한 수입업체들이 달러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환율 상승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급등한 1036원으로 시작했다. 이후에도 환율은 상승폭을 더 늘리며 1040원 위로 올라섰다. 지난 200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이 저점을 찍고 위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강해지면서 외환시장내 수급이 확실히 바뀌고 있다.

특히 하락에 맞춰졌던 기업들의 환율 변동 위험 방지(환헤지) 전략이 환율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쪽으로 180도 바뀌고 있다. 즉, 수출업체들은 그동안 달러를 미리 팔아서 헤지를 해놓던 것을 팔지 않는 쪽으로, 수입업체들은 달러를 사지 않는 전략에서 미리 사놓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정유업체들의 달러 사자가 공격적이다. 원유 가격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그만큼 수입 대금 지급에 필요한 달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정유업체들의 달러 사자가 환율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딜러들은 전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체들이 장 시작부터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1060원선이 제시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고점 돌파하면서 심리가 완전히 위쪽으로 쏠린거 같다"며 "단기적으로 1060원까지 열어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약세를 공공연하게 지지해온 정부로서는 속도의 문제일 뿐, 현재 환율 수준은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속도조절 차원의 구두 개입은 있겠지만 실제 달러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는 직접적인 액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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