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SEC정보공개 추진…폭락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5.0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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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폭락에 시장 패닉… 경기침체 우려도, 다우 206p↓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금융주 주도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베어스턴스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안으로 월가 투자은행들이 자본 규모 및 유동성 수준에 대해 자세히 공개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SEC, 유동성 및 자본 정보 공개에 금융주 폭락



지난달 베어스턴스는 현금 부족에 대한 시장의 무성한 루머에 휩싸여 결국 부도 일보직전까지 내몰렸다.

SEC는 이러한 조치를 막기 위해 투자은행들의 자본 및 유동성 공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들이 추가 상각을 단행해야 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곧바로 금융주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금융주 급락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3월 미결주택매매가 1% 감소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유가가 배럴당 123달러를 넘어서며 3일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도 이날 투자 심리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식품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결국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직면할 것이란 경계심도 커졌다.


토마스 호에닉 캔자스 시티 연방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이라는 매파적 발언도 이날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9%(206.48포인트) 떨어진 1만2814.35를,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1.81%(25.69포인트) 하락한 1392.57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80%(44.82포인트) 내린 2438.49로 장을 마쳤다.

오크브룩 인베스트먼츠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자나 샘슨은 "시장은 투자은행의 새로운 정보 공개 요구 이후 발생할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존 테인 "美 경제 6~12개월 동안 어렵다"



존 테인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는 "신용위기가 완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택가격하락, 식품 가격 및 유가 급등, 높은 실업률 등에 따른 소비 둔화가 향후 6~12개월동안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장전 미국 노동부는 1분기 노동생산성이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동생산성 향상은 경제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고용 및 노동시간을 줄인데 영향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1.5%를 상회하는 것이다.



주택 가격 하락과 대출 기준 강화로 인해 미국 3월 미결주택매매는 2개월 연속 감소했다. 3월 미결주택매매지수는 전월대비 1% 하락한 83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지만 주택 시장 부진이 여전하다는 우려를 시장에 안겨줬다.

◇ 유가 123불도 돌파, 달러 강세

유가는 배럴당 124달러에 바짝 다가서며 3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한때 하락하기도 했지만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유가는 결국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 유가는 전날보다 1.4%(1.73달러) 오른 배럴당 123.5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123.8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 달러 가치가 1분기 생산성 향상과 유럽 경제 둔화 우려가 겹치며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오후 3시 49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83% 하락한 1.5404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장마감후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던 월트디즈니는 2.9% 급등했다. 역시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은 시스코시스템즈의 주가는 2% 하락했다.

씨티그룹이 4.8%, 뱅크오브아메리카가 3.1% 하락했다. JP모간체이스도 3%, 메릴린치도 5% 떨어졌다. 스티브 소시닉 팀버 힐 위험관리책임자는 "SEC의 발표가 금융주의 투매를 불러일으켜 결국 시장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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