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세권,남서부 교통·경제 '소통의 핵' 부상

이종국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 고속철도과장 2008.05.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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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특별기고/국토부 항공철도국 고속철도 과장 이종국 씨

1992년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시행한 이후 12년 만인 2004년 4월 서울-대구간의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었다. 고속철도 개통을 위해 직원들과 밤낮으로 고생을 같이 했던 일이 마치 어제와 같이 생생한데 벌써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개통 첫해 1일 7만2000여명의 이용객은 2008년 1월 기준으로 1일 10만2000명으로 증가하여 무려 41.3%가 증가했으니 산술적으로 봐도 매년 10%씩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고속철도 이용률의 급속한 증가는 다양한 요금상품 출시, 홍보활동 등 마케팅 강화에 기인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고속철도의 빠른 속도와 편리함에 만족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판단된다.



하지만 필자 본인의 개인적 입장에서 무엇보다 고무적인 일은 고속철도 광명역의 경우이다. 수도권의 시발역으로 계획하였으나 연계교통 미비 등으로 인해 이용률이 저조했던 광명역이 여타 정차역의 평균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여 1일 평균 1만3222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2007년 착공된 고속철도 광명역을 중심으로 한 광명역세권 개발사업이 완료될 경우 이용객은 급증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고속철도 광명역세권 개발



광명역의 경우에는 서울역, 대전역처럼 환승철도 및 간선도로 등의 연계교통망이 비교적 잘 정비된 기존 도심에 입지한 것이 아니라 광명시 일직동 일원의 개발제한구역 내에 건설되어 사실상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곳이다. 당초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에서는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대비하여 주변 역세권 개발을 조속히 추진하고자 하였으나 때마침 불어닥친 1997년 IMF의 광풍속에 그 시기는 계속 지연되었다.

시간이 흘러 2000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점차 살아나며 고속철도 개통이 목전에 다가옴에 따라 정부에서 2002년 1월 광명고속철도 역세권 개발방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당초 건설교통부 내에 동 사업을 주관하게 된 부서는 고속철도기획단이었으며 사업의 시급성 등을 감안하여 택지개발촉진법을 적용하게 됐다. 그간 경부고속철도 건설업무를 담당했던 고속철도기획단에서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광명역세권개발사업이 시초가 아니었나 싶다.

토지이용계획 수립,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부터 광역교통개선대책 등 처리해야 할 사안과 생소한 일들도 있었지만 환경영향평가, 문화재관련 심의 등 대부분의 관련법상 협의 및 심의 사항들은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늘상 있었던 일이었다. 2003년 최초 예정지구지정 이후 개발계획승인, 실시계획승인 절차를 거쳐 2007년 2월 역세권개발사업의 첫 삽을 들게 되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힘들고 아쉬운 일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연계교통망 확충

고속철도 광명역세권 개발의 목적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고속철도라는 국가 기간망의 이용효율을 극대화하고 철도역 주변지역을 포함한 종합적인 개발을 통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연계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함이었다.



흔히들 철길만 개통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될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인간의 몸처럼 대동맥을 연결하는 모세혈관이 제대로 연결되어야 그 기능을 십분 발휘하듯이 고속철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용산~광명역간 셔틀전철을 개통하고 부족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 주차타워를 증설하자 광명역 이용객이 전년도 대비 11.8%가 증가하였다는 사실은 이처럼 연계교통의 중요성을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광명역이 건설될 당시에도 주변 연계도로망의 확충이 있었지만 역세권개발사업을 통해서 약 2000억원의 비용을 투입, 주변 도로 및 철도노선의 추가 확충 계획을 수립하였다. 교통수요란 공급에 따른 파생수요이기에 고속철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건설과정에서부터 타교통수단과의 연계체제 구축사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하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광명역세권 배후단지 건설



연계교통망 확충과 더불어 광명역세권 개발의 주안점은 배후 단지의 건설이었다. 광명역세권 개발은 기존 도심에 위치한 용산역사처럼 철도역 상부를 상업 등으로 개발하는 기존 역세권개발과는 달리 모도시와 이격되어 있는 대규모 나대지에 신규역사가 건설된 곳으로 주변에 대규모 상업, 업무, 주거기능이 복합된 단지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고속철도 역사 건설에 따라 유동, 상주, 상근 인구의 증가가 수반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상업ㆍ업무 등의 배후서비스 시설뿐만 아니라 통행비용 최소화를 위한 직주근접 및 도심공동화방지를 위해서는 주거기능의 복합적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철도를 중심으로 도시개발이 이루어졌는데 철도역 주변으로 정주권이 형성되어야 이용객 수요 증대가 이루어지는 등 도시발전이 철도 이용객 수요를 향상 시키는 선순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광명역 주변의 대규모 배후단지 건설은 철도이용객의 편의제공과 해당 지자체의 지역발전 등 여러모로 순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명역사 조감도광명역사 조감도


광명역세권 개발사업의 계획안을 살펴보면 고밀압축도시의 개념을 적용하여 역주변에 상업, 주상복합, 복합단지를 집중배치하였으며 도보권 기준으로 약 500m 이상 떨어진 간접역세권 지역으로는 도시지원시설 및 공동주택 등의 시설을 배치하는 등 공간적 위계에 따라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밀도가 차등 적용되게끔 계획되었다.



특히 복합단지의 경우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의해 개발되는 연면적 약 67만㎡ 규모의 대규모 상업ㆍ업무ㆍ주거단지로 고속철도 광명역의 상징성을 고려한 랜드마크적 건물군을 배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속철도 이용객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아직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라 하늘 높게 솟은 위엄있는 랜드마크 건물이나 상업지역의 활력 넘치는 전경을 볼 수 없겠지만 개발사업이 완료되는 2010년에는 테마가 살아있는 교류와 소통의 도시 광명역세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철도는 친환경, 에너지 효율적인 대량 교통수단으로 세계 각국은 유럽을 중심으로 철도의 수송분담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며 우리나라도 교토의정서에 의한 이산화탄소 감축과 미래 지속가능한 교통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철도 육성이 필요하다.

특히 고속철도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 매개체로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광명역세권과 같은 고속철도 역세권 개발은 고속철도 정차역 주변으로 고품격 교통인프라 공급에 걸맞는 품격높고 자족성 있는 역세권개발을 통해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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