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첩첩' 청와대, 내홍까지 덮치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5.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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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기반장 류우익 실장에 권력집중 양상
- 수석들 불만...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도 갈등설
- 이 대통령,정부ㆍ청와대 광우병 대응책 미흡 질책

'광우병 파동, 고위 공직자 재산 의혹, 경기침체' 이명박 정부가 출범 2달만에 삼각파고에 휩싸여 난항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과 국민적 반발을 불러온 광우병 파동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는 등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급기야 7일 이 대통령이 "국민건강이 위협받을 경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미국과의 합의까지 깰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나섰지만 '실기(失期 )'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국정난맥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 등 일선 부처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할 청와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부터 시작해 시장개방후 여론수렴과 대국민 홍보, 정부부처 장악 등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7일 밤 수석비서관 회의를 긴급 소집해 최근 광우병 논란에 대한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청와대가 종합적인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일을 좀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장 중심으로 생각해야지 안일하게 대응해선 안된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청와대 내부에서 갈등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우외환'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류 실장이 최근 수석비서관들에게 대통령에게 보고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먼저 관련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면서 "이 문제로 상당수 수석들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에게 보고할 목록을 미리 류 실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면서 "전 정권에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뭔가 필터링 된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류 실장의 비중과 권한이 점차 확대되면서 갈등 양상이 엿보인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대통령실은 "정보공유 차원에서 대통령 보고에 앞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안건을 논의하자는 것이지 실장에게 사전보고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류 실장은 이에앞서 최근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겨냥한 작심 발언으로도 화제가 됐다.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청와대 수석들은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지,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일은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류 실장의 발언은 국가경쟁력위원회와 사공 위원장을 염두에 둔 얘기로 확인됐다. 국가경쟁력강화위가 대통령 자문기구의 역할을 넘어 정부 부처에 필요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경쟁력강화위 관계자는 "80년대에 청와대 경제수석과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사공 위원장에게 무슨 권력욕이 있겠냐"며 "국가경제 회생에 보탬이 되겠다는 위원장의 생각을 폄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지난달 대통령의 미국,일본 순방 당시 새벽녘에 불시에 비상소집령을 내리고 사실상의 골프금지령을 지시하는 등 청와대 직원들로부터 '군기반장' '시어머니'로 불린다. 90년대 중반 부터 대통령의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며 쌓아온 깊고 오랜 인연과 참여정부 시절 4실장,10수석이던 청와대 조직이 현 정부 들어 1실장,1처장,7수석으로 축소되면서 힘이 쏠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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