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영업이익률↑…수익성 '본궤도'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5.0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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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수주 선박 매출에 반영..영업이익률 '껑충', 해양플랜트도 약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에 고가로 수주했던 선박들이 시차를 두고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던 해양플랜트 부문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선박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수익성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날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률이 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5.5%, 전년동기 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의 예상치 7%대도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2006년 1.6%에서 2007년에 5.1%로 높아지는 등 가파른 상승세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세계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도 압도적인 수익성을 과시했다. 1/4분기 영업이익률은 14.7%로, 전분기 13.1% 보다는 1.6%포인트, 전년 동기 10.9%에 비해서는 3.8%포인트 높았다. 특히 조선부문만의 영업이익률은 17.7%에 달했다. 이는 국내 상장 제조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 6.7%(지난해 기준)의 3배 수준이다.

아직 1/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그동안 수주 잔량 등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면서도 낮은 영업이익률이 걱정거리였다. 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곤 '빅3'에 속하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영업이익률이 5.1%와 4.3%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05년 이후 수주한 고가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수주가 밀려 있어 수주계약을 하고 건조가 시작돼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2~3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1/4분기에는 전체 조선부문 매출에서 2004년 수주분이 80%, 2005년 수주분이 20%를 차지한데 반해 올해 1/4분기에는 2004년 수주분은 3%로 낮아진 반면 선박 가격이 크게 상승한 2005년이 74%, 2006년이 23%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만큼 좋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조선·해운 시황분석 전문기관인 클락슨의 선가지수를 보면 지수는 2005년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2005년 중반 잠시 주춤 한 후 최근까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의 시장 상황이 급속히 호전되고 있는 것도 수익성 제고에 일조하고 있다. 석유 등 해저 자원의 시추 및 생산 설비를 뜻하는 해양플랜트는 일반 상선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못지 않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중공업의 1/4분기 매출에 반영된 드릴십(심해용 시추선)의 경우 수익성을 12% 내외로 추정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전체 영업이익률 9.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선업체들의 매출 구조상 당분간은 수익성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원자재인 후판 가격은 원가에 12%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선가 상승분은 100%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며 "최근 선가 상승을 감안하면 적어도 2010~2011년까지는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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