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오일은 조연, 그 뒤엔 동양시멘트

더벨 김용관 기자, 현상경 기자 2008.05.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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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메이저→골든오일→동양시멘트 순차적 인수 밑그림..유전개발 진출 신호탄

이 기사는 05월07일(15: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양그룹이 자원개발업체인 골든오일과 성장성이 떨어진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통해 유전개발 등 신수종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번 딜은 한편의 잘짜여진 시나리오를 보는 듯하다. 연출은 동양그룹, 주인공은 동양메이저와 동양시멘트다. PEF와 골든오일은 중요한 조연으로 등장한다.

동양그룹의 지주사격인 동양메이저가 사모펀드와 함께 골든오일을 인수하고 그 인수자금을 다시 성장성이 떨어진 동양시멘트에 투입해 성장동력을 만드는 그림으로 예상된다.



◇골든오일 3000억원 자금 조달 =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골든오일은 SK증권이 운용 책임을 맡은 리더스 PEF를 상대로 1600억원 상당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액면가 500원의 주식을 5720원에 발행하는 것으로 운영자금에 100억원, 타법인 유가증권 취득자금에 15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골든오일의 최대주주는 구희철 외 1인(9.92%)에서 리더스 PEF(66.70%)로 바뀐다. 3100억원 규모의 리더스 PEF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캐피탈사 등 3~4곳이 LP로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골든오일 (3,065원 ▲5 +0.16%)은 이와 동시에 동양메이저 (799원 ▼3 -0.37%)를 대상으로 140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도 결정했다. 내년 5월부터 전환이 가능하며 전환가액은 주당 6540원이다. 골든오일은 시설자금에 400억원, 타법인 유가증권 취득자금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동양메이저는 지난달 18일 산업은행을 통해 발행한 1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CB 인수자금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기초자산은 지난달 1일 산은캐피탈을 통해 받은 1500억원의 대출금(브릿지론).

CB는 액면이자가 0%이고 동양그룹 계열사가 아니면 취득후 1년간 처분할 수 없다. 사실상 주식으로의 전환이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골든오일의 주주구성이 바뀌게 된다. 최대주주는 리더스 PEF(44.16%)로 유지되지만 동양메이저가 33.79%의 지분을 확보하게돼 2대 주주로 뛰어오르게 된다. 사모펀드가 적절한 시점에 이익을 실현하고 철수할 것을 감안하면 골든오일의 실제 새주인은 동양메이저인 셈이다.

◇골든오일+동양시멘트, 차세대 성장엔진 발진 = 관심은 골든오일이 이번 딜을 통해 조달한 3000억원의 사용처. 골든오일은 그동안 해외 광구 추가 확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회사측이 밝힌대로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약 500억원은 시설 및 운용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나머지 자금 2500억원의 사용처에 관심이 집중된다. 회사측은 공시를 통해 타법인 유가증권 취득에 나머지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골든오일이 취득할 유가증권은 '동양시멘트' 지분일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동양그룹의 계열사는 비금융 13개사, 금융 7개사로, 이 가운데 비상장사는 16개사. 금융사를 제외하고 남는 회사 중 CB 인수자인 동양메이저에게 가장 의미있는 회사는 3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양시멘트다.

실제 이번 PEF에 참여한 관계자도 "골든오일이 동양그룹이 주요주주로 있는 비상장사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동양시멘트의 주요주주는 피케이투(499만주, 49.9%), 동양메이저(321만주, 32.1%), 동양캐피탈(131만주, 13.1%), 동양파이낸셜(49만주, 4.9%)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동양메이저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골든오일이 다른 주주들로부터 동양시멘트 지분을 인수하면 동양메이저→골든오일→동양시멘트의 지배관계가 형성된다. 골든오일이 동양메이저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지분만 인수하거나 아예 신주를 배정받아 공동주주가 될 가능성도 있다.

어떤 형태가 됐든 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를 정점으로 골든오일과 동양시멘트를 묶어 유전개발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동양메이저 관계자는 "이번 딜을 통해 동양메이저는 지하자원 개발 분야에 진출, 남미를 거점으로 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골든오일과 PEF를 통해 그룹 구조조정 시나리오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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