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I발병...늑장대응 논란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8.05.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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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발병 5일만에 AI감정 의뢰
-광진구청 제 때 대응 못해
-예방차원 인근 어린이대공원 서울대공원 살처분


AI(조류인플루엔자)가 서울에서도 발병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관계 당국의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발병지역인 광진구청 측에서 새들의 잇따른 죽음에 제때 대처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서울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달 28일 광진구 자양동 광진구청 청사내에 있는 자연학습장에서다.

광진구청 자연학습장에서는 지난달 28일 사육장에서 기르던 꿩과 닭, 금계 등 58마리의 조류 가운데 꿩 2마리가 갑자기 폐사했다.



광진구는 그러나 폐사한 꿩 2마리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고 매장한 뒤 지난 1~3일 칠면조와 금계, 닭 1마리씩 매일 연달아 폐사하자 지난 3일 오후 죽은 닭 1마리와 살아있는 닭 1마리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보내 AI 감염 여부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이후 지난 5일 오후 9시10분께 'AI 감염' 사실 확인을 통보받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진구가 뒤늦게 AI 감염 여부 감정을 의뢰한 것에 대해 "광진구측이 지난 1일 칠면조 폐사 당시 지역 동물병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AI와는 무관하고,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그러나 이후 2마리가 연이어 폐사하자 감정을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감염 확인과 살처분 등 방역 조치가 늦어지는 바람에 AI가 발생한 서울 광진구청과 가까운 어린이대공원에 조류가 살처분되기 직전인 5일 수십만명이 다녀갔다. 게다가 이날 어린이날을 맞아 조류와 함께 사진을 찍는 공식행사도 열렸다.


대공원 방역과 관계자는 "사진을 함께 찍도록 한 앵무새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한데다 앵무새가 아직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없는 만큼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반 관람객들의 조류에 대한 접근은 10여일 전부터 철저히 차단해왔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AI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광진구, 시 보건환경연구원, 서울대공원, 시설공단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은 예방 차원에서 광진구청 인근 어린이대공원의 금계와 꿩 등 10종 63마리와 과천 서울대공원내 오골계 등 17종 191마리의 조류를 각각 살처분하고, 나머지 조류는 소독과 출입통제 등 방역 조치를 취했다.

대책반은 이 밖에 시 외곽지역의 오리탕집 등 조류 사육 가능지역에 대한 전수조사와 방역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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