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치란]인명진 "국민 염려하는 정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5.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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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윤리위원...사퇴하며 대통령에 쓴소리

[나에게 정치란]인명진 "국민 염려하는 정치"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구로 갈릴리교회 목사)이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06년 10월이었다. 이때 한나라당은 휘청거리고 있었다.

그 해 여름 수해가 났을 때 일부 의원들이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또 다른 모 의원이 취한 상태에서 술집 여종업원의 몸을 더듬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고 연이은 악재에 비난 여론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강재섭 대표는 난국 타개책으로 새 윤리위원장에 인명진 목사를 영입했다.

인 목사는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 소속으로 수차례 옥고를 치렀고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엔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이었다.



그런 인 목사에게 의원 제명 권한까지 가진 윤리위원장을 맡긴 것이다. 도덕성 논란을 잠재우고 당의 외연도 넓히겠다는 복안이었다. 강 대표는 수 차례 인 목사를 찾아가 그를 설득했고 인 목사는 강 대표의 정성에 마음을 열었다.

인 위원장의 이후 행보는 거침없었다. "한나라당이 이미 집권했다고 생각하느냐, 정신 못차리고 있다"는 등 소신발언이 이어졌다.

지난해 경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빅2' 후보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려 애썼다. 최근에도 일부 청와대 수석의 자격 논란과 18대 총선 공천과정의 '돈공천' 의혹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러나 한계도 느꼈다. '판관'으로 불렸던 인 위원장이지만 당내 정치에 밀려 솜방망이 처분을 내놓기도 했다. 본인도 이게 아쉬웠다. 6일 윤리위원장직을 내놓은 그의 말에선 이런 소회가 짙게 배어났다.

"속상한 일도, 보람 있던 일도 있었고 정치를 몰라 실수도 했지요. 하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당으로 변했어요."

그에게 정치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며 때로 국민에게 질 줄도 아는 것이 진짜 큰 정치다. 그는 이날도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쓴소리를 던졌다.

"정치가 국민을 염려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를 염려하는 현실이 된 것같아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사(人事) 등 국민이 잘못을 지적하면 '우리가 뭐 잘못한 게 있구나' 하고 반성하고 고쳐야죠. 당은 민심의 통로가 돼 민의가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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