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투자, '에너지섹터'보다 '자원부국'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5.06 13:09
글자크기
주식형펀드로 '고유가'에 투자하려면 에너지펀드보다 오히려 자원부국펀드가 더 낫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의 이병훈 펀드리서치 파트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펀드에 관심이 모였지만 성과가 유가 상승에 못 미쳤다"며 "고유가 시대의 수혜를 더 받기 위해서는 글로벌 증시와 상대적으로 상관관계가 낮은 자원부국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에너지펀드, 유가보다 증시민감도 높아…편입종목도 상이
오일 관련 에너지, 대체에너지, 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에너지펀드는 4월말 현재 2300억원 규모로 1년전 193억원에 비해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유가상승의 혜택을 입으리란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수익률이 괴리를 보이고 있다.



이병훈 파트장은 "에너지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8.5%로 절대성과는 괜찮았지만 유가 상승(26.2%)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에너지 직접투자 대신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형태 △투자대상 기업들이 유가흐름에 달리 반응하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에너지펀드는 글로벌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0.7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유가와의 상관관계는 0.4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작년말부터 올해초와 같이 글로벌 증시가 내리막을 타고 유가는 급등하는 시기라면 오히려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 파트장은 "독점기업의 경우 유가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일반기업체는 석유가격 상승분을 정제석유나 판매제품에 100% 전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투자기업이 유가흐름에 100%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며 "세계적 석유회사 BP나 엑슨모빌은 유가상승기에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펀드들이 유가와 방향성이 같을 지라도 수혜가 가장 큰 종목에 집중투자하지 않는다면 유가의 상승폭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현재는 에너지펀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OPEC·남미·동남아…자원부국펀드가 고유가 수혜 커
이 파트장은 "유가가 현 수준이거나 조정을 받는 선에서 고유가 시대가 유지된다면 유가관련 기업보다 석유를 많이 보유한 자원부국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최근 고유가와 식량위기에서도 예외인 국가들이 그 대상이다.


그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최근 에너지 관련 자원부국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며 "석유 수출지역인 중동아프리카, 브라질과 멕스코를 중심으로 한 라틴아메리카, 러시아 중심의 동유럽펀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펀드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자원부국펀드는 4월말 기준 1개월, 3개월, 6개월 수익률이 글로벌 증시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에너지펀드에 비해서도 수익률이 앞섰다.

이 파트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남미,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시장에 비해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원부국펀드는 에너지펀드에 비해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덜 받으며 상대적으로 유가에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펀드는 검증된 선진국의 우량기업이나 기후변화, 고유가 등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유가상승에서 더 많은 수혜를 보려면 자원부국펀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