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지는 고인의 대표작인 '토지'가 KBS에서 두번째로 드라마화됐을 때 여주인공 서희 역을 연기했다. 그는 특히 고인이 직접 최종 캐스팅을 해 화제가 됐다.
미군의관인 남편을 좇아 대구 미군부대 내 거주중인 최수지는 이날 전화통화를 통해 "마음은 각별했다. 꼭 한번 인사 드려야지 했던 것이 여기까지 왔다. 송구스럽고 부끄럽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최수지는 KBS 12기 공채탤런트로 데뷔, 87년 청소년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 출연한 것이 전부인 상태였다. 갓 20살인 그가 2년여동안 이어진 대하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된 것은 연출은 맡은 주일청 당시 KBS PD가 고인에게 후보들의 화면을 가져가 최종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어 "선생님이 문학인으로서 대단한 위치에 계신데다가 강인한 분이라고 들어서 두려운 마음도 있었는데, 내 손을 꼭 잡아주시는데 너무 따뜻하셨다. 당시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직전이었다. 마음이 교감되서 그런지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또 "어깨를 도닥거리시며 '걱정하지 말고 흐름대로 따라가며 연기하라'고 웃으시면서 말씀해주셨는데 그것에 연기하는 내내 힘이됐다"며 "이후 삶을 살아가면서도 '흐르는대로 받아들여라'는 그 말씀이 현실에서 힘들 때마다 가끔씩 떠올랐고 열심히 살아가는 계기가 됐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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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6월 집필을 시작해 1994년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는 만석꾼 최씨 집안의 몰락과 재기과정이 경상남도 하동군 평사리(平沙里)와 간도의 용정(龍井), 그리고 진주와 서울 등 도시를 무대로 펼쳐진다. 중심인물인 최씨 집안의 후예 서희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한국 여성상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