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치인들, ECB 정책 지지 선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5.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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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압박 커지자 금리인상 필요 공감

금리 인하를 주장하던 유럽 정치인들이 최근 ECB의 금리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자 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ECB는 4%의 비교적 높은 기준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이 기준금리를 2%로 낮춘 것과 대비된다.



유럽 정치인들은 ECB가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당선자도 "ECB가 물가정책에만 너무 매몰돼 있다"며 "경제 전반을 폭넓게 아우르는 금리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ECB를 비판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물가를 잡는 것이 ECB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그간의 금리인하 요구를 거절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 오스트리아 물가상승률이 16년래 가장 높은 3.6%를 기록하는 등 유로존 국가들의 물가상승률이 심상치 않자 유럽 정치인들이 ECB의 금리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유로존 국가들의 재무장관들은 연이어 ECB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통화정책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나섰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원유와 식료품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ECB가) 통화정책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전까지 만해도 ECB가 높은 기준금리를 고수하면서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재무장관도 "ECB는 물가 잡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리먼브라더스 런던지점 애널리스트 로랑 빌케는 "유럽 정치인들의 잇따른 ECB 금리정책 지지발언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이 주요이슈로 부각되는 바람에 그들의 입장이 바뀐 것일 뿐"이라며 "인플레이션 위기가 끝나면 다시 ECB에 금리인하 압박을 가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르겐 슈타르크 ECB 정책이사는 "지난달 무려 3.3% 물가가 상승했다"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혀 조만간 ECB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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