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우린 아니라니까요"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5.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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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설에 시달리는 국민은행, 3~4월에만 벌써 세번째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 (0원 %)이 인수·합병(M&A)과 관련된 각종 풍문에 시달리고 있다. 당사자는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선 증권·보험사 인수와 관련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들어 벌써 세 번이나 M&A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받았다. 모두 3~4월에 집중됐을 뿐 아니라 대상이 된 세 곳의 기업이 모두 달랐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가 "은행에 M&A와 관련된 조회공시가 이렇게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3월 7일 불거진 온라인 증권사 이트레이드증권 인수설은 시작에 불과했다. '사실무근'이라는 즉답이 나왔지만, 4월 25일에는 대상이 유진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외환은행 (0원 %) 인수에 실패한 국민은행은 한누리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을 설립했지만 규모가 작다. 지난달 15일에는 이를 감안해 1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덩치가 작은 만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지주사 전환을 앞둔 국민은행이 M&A를 통해 증권사 외형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풍문이 그럴싸하게 포장돼 유포됐다.

한진가의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가 시도중인 제일화재 (0원 %) M&A에도 국민은행이 등장했다. KB투자증권에 대한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당일 국민은행은 제일화재 인수설과 관련된 조회공시를 요구받았다.

이 역시 KB생명을 거느리고 있는 국민은행이 제일화재 인수를 통해 손해보험으로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소문으로 포장됐다. KB자산운용이 자산운용 차원에서 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인수 추진으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국민은행은 국내외 금융사의 M&A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이는 강정원 행장의 말에서 여러차례 확인됐다.

강 행장은 4월 월례조회에서 "그동안 강화된 체질과 경쟁은행 대비 월등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향후 추가적 M&A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동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1/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도 "외환은행 뿐 아니라 다른 기회도 계속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탄한 자본력과 외형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가 시장에 잠재적 매물로 나온 금융사에 대한 M&A 소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눈치다. 확인되지 않은 각종 억측에 타의에 의해 이름이 등장할 때 마다 은행의 신뢰에 적잖은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한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국민은행의 경우 사실 국내 금융사 중 최고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M&A설이 나올 때 마다 해당 금융사의 주가가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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