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 상승,무역수지 80억달러 악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5.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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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올해 10년만에 무역적자 전환할 수도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80억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올해 무역수지가 10년만에 적자를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5일 '최근 무역수지 적자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유가가 10% 오르면 무역수지는 지난해 무역액을 기준으로 최대 80억달러 악화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평균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69.15달러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도입단가가 1월 88.88달러, 2월 91.88달러, 3월 92.93달러로 점차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들어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적자가 60억달러에 육박해 앞으로 유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올해 무역흑자 달성은 어렵다는 결론이다. 지난해에는 무역수지가 146억달러 흑자였다.



KIET는 다만 "유가 상승폭이 클 경우 에너지 절감 유인이 강화돼 수입 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실제 악화 규모는 추정치(80억달러)보다 다소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KIET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수출 상황도 앞으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하향 조정한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15대 교역국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낮아져 우리나라 수출 물량은 3.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KIET는 또 1분기 수출액이 99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5% 늘었지만 상당 부분이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증가이며 물량 기준 증가율은 10% 내외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환율은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원/엔 환율이 10% 오르면 수출은 2.3%,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수출은 1%가량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KIET는 "국내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수지 관리와 수출 호조세 유지가 중요하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의 혜택을 누리는 산유국, 자원보유국으로 수출을 늘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유리한 환율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엔화와 위안화 강세 흐름을 타고 있는 일본, 중국과의 경쟁품목 수출을 늘리고 유로화 강세를 이용해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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