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4개월만에 1만3천 회복..급등

김유림 기자 2008.05.02 05:31
글자크기

[뉴욕마감]기술주-금융주 급등세 힘입어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기술주와 금융주 주도로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4개월만에 1만3000선을 회복하며 5월의 첫 거래일을 산뜻하게 마감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89.87포인트(1.48%) 오른 1만3010.00으로 마감해 지난 1월 3일 이후 4개월만에 1만3000선을 회복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72포인트(1.71%) 오른 1409.32로 마감, 지난 1월 14일 이후 3개월 만에 1만4000선을 탈환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67.91포인트(2.81%) 급등한 2480.71로 끝났다.



뉴욕 증시는 ISM제조업 지수와 실업수당 신청, 건설지출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고 엑슨모빌이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해 우려를 모았지만 컴캐스트와 시만텍 등 기술주의 깜짝 실적이 악재를 압도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신용위기 진정 발언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반기 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신용위기가 반환점을 지났다고 밝힌 영향에 금융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장중반으로 접어들며 달러화 가치가 유로 대비 5주래 최고치로 급등하고 유가가 3일째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자 상승폭을 확대했다.


◇ 고맙다 기술주 깜짝실적

미 최대 케이블 TV업체인 컴캐스트는 1분기 매출이 가입자 증가로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익은 일회성 비용 때문에 13% 줄었지만 가입자 증가가 긍정적으로 평가돼 주가는 8.56% 급등했다. 상승폭은 2002년 이후 6년만에 최대 수준이다.



보안장비업체 시만텍은 회계연도 4분기 순익이 주당 22센트로, 전년 7센트의 세 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13% 증가했다. 시만텍은 깜짝 실적으로 12.31% 폭등했다.

◇ 신용위기 진정 진단에 금융주 급등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신용위기가 절반을 지나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폴슨 장관은 지난달 30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끝날 때까지 몇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신용위기는 끝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고 발언했다. 폴슨 장관이 신용위기가 막바지에 달했다고 밝히기는 처음이다.

폴슨 장관은 이어 "지난 1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0.6%에 그쳤으며 2분기도 상황이 분명 좋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는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앞날은 매우 밝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신용위기는 최악의 상황을 지났으며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현상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해 낙관론에 불을 지폈다.



이같은 진단이 이어지자 대형 투자은행 유동성 경색 우려감이 퇴색하며 뱅크오브아메리카(4.93%)와 JP모간(3.36%), 씨티그룹(2.85%) 등이 일제히 급등했다.

◇ 달러 급등, 유가 3일째 하락

미국의 금리 인하 중단 관측과 신용위기 진정 기대감으로 달러화 가치가 유로 대비 5주래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430달러까지 하락해 지난달 25일 이후 5주만에 최저(달러 가치 최고)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오후 2시41분 현재 환율은 전일 대비 1.1% 하락한 1.5455달러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일비 0.43% 상승한 104.36엔을 기록해 달러 가치는 엔화에도 상승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영국의 신용위기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반기 보고서를 통해 밝혀 파운드화 가치도 유로화 대비 한달래 최고치로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유가는 3일째 하락했다.

오후 3시51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은 전일 대비 1.09달러(0.96%) 하락한 배럴당 112.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이후 2주만의 최저치이다.



미국의 금리가 당분간 동결될 것이란 관측에 달러 가치가 유로 대비 5주래 최고치로 급등한 데다 나이지리아 유전 파업이 종결됐다는 소식 등이 하락세에 영향을 줬다.

◇ 엑슨모빌 실적 실망-홈디포 구조조정 발표

엑슨모빌은 1일 1분기 순익이 109억달러(주당 2.03달러)를 기록해 전년비 17%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 2.03달러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주당 2.13달러 보다 10센트나 뒤처지는 실적이다.



엑슨모빌의 실적은 세계 3대 정유 회사인 로열더치셸과 BP가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대박을 터뜨린 것에 비하면 더욱 초라하다. 셸은 1분기 순익이 전년비 25% 증가한 90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BP의 순익은 76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급증했다.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엑슨모빌은 실적 실망감에 3.7% 급락했다. 엑슨모빌 실적 실망으로 셰브론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1, 2, 3위 정유업체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홈디포는 이날 15개 매장의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50개 점포의 신규 오픈 계획을 철회하고 15개 점포 폐쇄에 따라 종업원 1300명이 감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인플레 압력은 상승

물가 상승 여파로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수가 전달 대비 0.4%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지표로 가장 중시하는 3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는 전월에 비해 0.2%, 전년에 비해 2.1% 상승 모두 예상치(각각 0.1%, 2.0%)를 웃돌았다.



1일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개인소비지수는 전달 대비 0.4% 상승, 전문가 예상치 0.2%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소비는 0.1% 증가해 지난달과 변함이 없었다. 물가 상승 여파로 소비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을 뜻한다.

3월 개인소득은 0.3% 증가에 그쳐 예상치(0.4%) 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3월 들어 물가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개인소비지출(PCE)는 전달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 0.1% 보다 높았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2.1% 올라 예상치(2.0%)를 웃돌았다. FRB가 안정 범위로 생각하는 상승률 2.0%에 비해서도 높았다.

3월 PCE 디플레이터는 전년대비 3.2% 상승해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 고용 상황 악화



직장을 잃어 실업 수당을 연속으로 수급받은 사람이 4년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고용시장 분위기가 냉각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미 노동부는 지난 19일까지 실업수당 연속 수급 신청자수가 30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속 수급자가 300만명을 돌파한 것은 2004년 4월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한주(20일~27일) 새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도 전주 보다 3만5000건 증가한 38만건으로, 4주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예상치 36만5000건을 큰폭 상회하는 결과다.

BMO캐피털마켓의 마이클 그레고리는 "고용시장이 냉각됐다는 것에 이의를 달 수 없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 제조업도 석달째 위축

미국의 4월 ISM제조업지수는 48.6을 기록해 석달 연속 50을 밑돌았다.

구매관리자협회(ISM)는 4월 제조업지수가 전월과 같은 48.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인 48.0 보다는 높지만 기준선인 50을 석달째 하회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타낸다.



미국 국내총생산의 약 12%를 차지하는 제조업은 최근 유가 강세와 고용 시장 악화 등으로 계속해서 위축된 상태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은 호조를 보인 덕에 예상보다는 덜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UBS증권의 제임스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가 확실히 위축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건설지출 급감



미국의 3월 건설지출이 전월 대비 1.1% 감소해 월간 감소율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위기로 대출 기준이 강화되고 주택 시장 침체가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4월 건설지출이 1.1%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감소세로 발표됐던 3월 지출은 전달비 0.4%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다.

4월 감소율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7% 감소를 웃도는 것은 물론 월간 감소율로는 사상 최대다.



뉴욕 노무라증권의 데이비드 레슬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건설 경기는 당분간 침체에 빠져 약한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