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기금,주식·AI에 왜 열광하나 했더니..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4.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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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적이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자산에 집중투자가 더 위험"

해외연기금,주식·AI에 왜 열광하나 했더니..


해외의 유명 연기금들이 주식과 대체투자의 비중을 높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인 연기금이 지나치게 리스크를 감수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해외의 '큰 손'들은 "리스크(위험)란 겉보기와 다르다"며 다른 접근방법을 제시했다.

연간 225억달러의 기금을 운용하는 예일대학교 기금투자위원회는 지난해 28%, 10년간 연평균 17.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이머징마켓 주식에 투자하는 등 채권 중심의 '안전제일주의' 연기금들에 비해 위험자산 비중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기금투자위원회의 찰스 엘리스(Charles D. Ellis·사진) 위원장은 29일 미래에셋 자산배분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위험자산에 많이 투자해서 수익률이 높다고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은 100년 뒤까지 물려줄 수 있도록 방어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이라며 "리스크가 높다기보다 독특하고 차별화되고 독립적인 투자를 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일대 기금운용의 원칙을 "방어적이면서도 과감하게(Bold)"라고 밝히고 과감한 투자가 '위험'(Risk)과는 다른 개념임을 강조했다.



엘리스 위원장은 "리스크는 겉보기와 다르며 향후 300~400년을 내다볼 때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고용하고 있는 170여명의 매니저들중 상당수가 무명이지만 명확한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관리해 수익률이 탁월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최대 연금관리기관인 APG인베스트먼트는 수탁고의 30% 이상을 AI(alternative investment: 대체투자)에 할애해 좀더 '위험해 보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프리드랜더(Michael FriedLander) 아시아투자담당 CFO는 "리스크에는 보상이 따르며 분산은 공짜(free lunch)"라는 말로 설명했다.

APG는 작년말 기준 2170억유로의 자산을 운용해 과거 15년간 연평균 8%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450명의 투자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운영해 장기적으로 다양한 투자지식을 축적한 것이 좋은 성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프리드랜터 CFO는 금융시장이 완전히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며 채권, 주식 등 '안전해 보이는' 어느 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여러 자산에 분산해 장기투자하는 것이 성과를 내준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양한 유형의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장기간 운영할 때 인재와 문화가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된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내부 직원의 제안으로 유명 노래의 저작권을 가진 업체에 투자하는 등 '혁신상품'에 0.2%의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APG는 2005년말 기준 부동산 10.4%, 사모투자 4.2%, 커머디티 2.5%, 헤지펀드 3.1% 등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이중 위험이 높지만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혁신상품' 투자를 2009년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혁신상품은 향후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충분한 노하우나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내부 인재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노하우를 축적해가는 과정을 진행중이며 유망하다는 판단이 되면 '베이비 원 모어 타임'(쥬얼리) 같은 곡저작권을 가진 업체에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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