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외국계펀드와 경영권분쟁 붙을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5.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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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최대주주 지분 넘어서…자사주 매입은 방어용?

삼천리 (88,400원 ▲400 +0.45%)의 지분변동을 놓고 외국계 펀드와 경영진간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외국계펀드들이 최대주주와 비슷한 지분을 확보한데다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국의 더 바우포스트 그룹은 지난 10일 지분을 12.58%로 늘렸다. 호주 헌터홀인베트스먼트도 지난해말 10.3%로 지분을 확대해 놓고 있어 두 펀드만 해도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32%대에 머물렀던 외인지분율은 4월들어 35.4%로 늘면서 이만득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31.57%의 지분을 넘어섰다. 반면 경영진은 지난 2일 전체물량의 1.5%에 달하는 추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 비중을 5.94%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 아닌가하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우포스트와 헌터홀이 모두 장기투자로 잘 알려진 펀드지만, 언제든 투자목적은 바뀔 수 있다는 것. 이때문에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방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바우포스트와 같은 장기투자펀드도 3~4년 이후에는 차익실현에 나서곤 한다"며 "외국계의 지분확대에 경영진이 자사주매입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연합해 경영권 취득에 나설 경우에도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잃을 것이 없다"며 "삼천리처럼 저평가된 주식의 경우 샘표식품과 같은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의 경우 단순투자목적으로 10%넘는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특히 삼천리처럼 유동성이 낮은 주식의 경우, 향후 빠져나오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 대해 '전혀 없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자사주매입은 주가안정을 위한 것이며, 바우포스트의 투자성향을 100%알 수는 없지만 과거 전례를 봐도 경영권 공격 등은 없었다는 것.



현재 바우포스트측은 회사 자본금 변경과 배당결정에 대해서만 보유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회사 주식 매입, 회사 자금의 효율적 배분 등 주주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인매수는 투자회사인 삼탄의 석탄광구, 인도네시아 투자법인 등의 가치가 저평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윤희도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펀드에서 국내 도시가스회사를 보유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며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삼천리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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