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이한구, 추경 또 불협화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4.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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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8대국회 추경 추진...이한구 "절대안돼"vs안상수 "논의가능"

- 18대 국회 추경 추진논란, 당내 갈등으로 번져
- 안상수·이한구 '정책주도권' 공방 계속
- 18대 추경 통과 가능성 높아

안상수-이한구, 추경 또 불협화음


"이한구랑 나랑 악수 한 번 해야 돼. 싸우는 거 같이 돼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이다. 3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안 원내대표는 이한구 정책위의장에게 악수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최근 갈등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 처리를 추진 중인 주요 정책의 주도권을 두고서다.



요 며칠 사이 안 원내대표는 공개 석상에서만 두 차례나 정책위의 '독주'를 견제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선 "당 정책위원회의 의견이 당 전체 의견인 것처럼 국민에게 비쳐서 혼선이 일어나는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뒤인 29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앞으로 원내대책회의를 강화해서 (당의) 정책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정책 사안을 원내대표인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으로 이 정책위의장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셈이다.

당내에선 안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등 주요 정책 이슈에서 정부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이 정책위의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안 원내대표를 통해 이 정책위의장에게 '경고 메시지'를 간접 전달한 것이란 분석도 따랐다.

안 원내대표는 이처럼 이 정책위의장과의 갈등으로 비치고 있는 점을 의식해 이날 의도적인 맥락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안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추경 편성 문제가 또 다시 논란거리로 떠오르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게 패는 모양새다.

정부가 전날 17대 국회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한 추경 편성을 18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안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경예산안 편성을 18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의 발언을 "한나라당을 아주 우습게 보거나 아니면 아주 대담한 생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18대 국회에서) 내가 ( 정책위의장직에서) 빠지는 때면 한나라당에서도 추경안이 통과될 줄 알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떤 경우라도 행정 편의주의적, 정부 주도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방식의 정책 추진은 용납 못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안 원내대표의 생각은 이 정책위의장과는 다르다. 그는 "17대 국회에서는 어차피 추경이 안 되겠지만 18대 국회에서는 새 지도부가 구성되고 새로운 의원이 들어오니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18대 국회 개원 후 국가재정법 개정 등을 통해 추경안을 편성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정책위의장의 임기는 18대 국회 개원 직전인 오는 5월 중순이면 끝난다. 새 정책위의장에는 당·정·청간 '정책 호흡'을 위해 당내 주류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안 원내대표의 발언과 청와대와 정부의 기류를 종합하면 18대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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