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레이어와 리더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2008.05.1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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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칼럼]

세계 3대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한국인 주전급 선수들이 4명이 뛰고 있고 이제 곧 5호 선수가 탄생될 전망이라고 한다. 축구팀 감독들은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한다. 기량이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는 팀의 얼굴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아시아 영화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유명한 한류 스타를 기용하고 있다. 이들의 인지도는 영화 배급에 큰 역할을 한다.

스포츠팀이나 영화나 우리는 스타를 통해 그 팀과 영화를 기억한다. 자동차 경주를 보면 카레이서 혼자서 고독하게 사투를 벌이는 단독 경기처럼 생각하기 쉽다. 스타플레이어의 역할은 그만큼 크다. 그러나 자동차 경주야 말로 레이서와 엔지니어들로 이루어진 철두철미한 팀워크의 산물이다. 신속하게 타이어를 바꿔달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레이서라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없다.



스타의 명성이 클수록 팀을 움직이는 존재들인 스태프는 그림자에 가린다. 아니 오히려 더 철저히 스타를 띄우고 스태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일을 잘 할수록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뛰어난 감독의 역할은 재능있는 선수를 발탁하고 양성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감독이 찾아야 하는 것은 스타플레이어뿐만이 아니다. 감독의 또다른 역할은 리더를 찾는 일이다. 선수들 중에 맏형 역할은 누가 하는지, 갈등이 생길 때 이것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누군지, 팀이 어려울 때 사기를 북돋는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공식적인 주장이 있으면 비공식적인 리더도 있는 법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팀장이 있지만 야유회에 가면 분위기를 주도하는 또다른 사람이 있다. CEO는 그래서 공식 리더와 비공식 리더를 모두 잘 파악하고 이들을 인정하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 팀이 팀으로서 돌아간다.

애플이 맥킨토시를 만든 것도 아이팟을 만든 것도 팀이다. 슈퍼스타 혼자서 모든 일을 해치우는 것은 할리우드식 영화가 만든 환상일 뿐이다. 복잡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 분업과 정보공유가 필요한 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 창의적이고 혁신적 사고와 행동이 요구되는 일일수록 개인보다는 팀이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좋은 팀에는 눈에 잘 띄는 스타플레이어도 있지만 팀원 간의 협동과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보이지 않는 리더도 있다. 색다른 시각으로 쓴소리를 잘하는 사람도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 갈등을 봉합하는 치유제같은 사람도 있다. 치어리더같은 사람도 있다. 저 아래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말없이 해치우는 사람도 있다. 훌륭한 팀장은 이들을 낱낱이 발견하여 인정할 줄 알고 시너지를 창출한다.


비공식 리더를 알아주고, 조용히 숨어있는 중요한 역할을 인정하고, 그리고 스타플레이어가 최고의 기량을 발하는 팀. 그런 팀이 축구든 영화든 자동차 경주든 승리로 이끄는 팀이다. 우리 팀은 지금 어떤지 살펴보자. 스타플레이어만 알아주는 팀인지 진정한 리더를 알아주는 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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