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고가 건강식품이 시장 주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08.05.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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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실버산업의 미래

강남의 대기업 계열 정유회사에 다니는 대리 3년차의 정우근(32) 씨. 내년쯤 2년간 교제해 온 여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정씨는 재빨리 점심을 먹고 의자에 기대 50세의 자신을 상상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첫째딸 예림이의 유학과 둘째딸 예원이의 국제학교 입학을 고심 중이다. 부모님은 가까운 대전 근교의 실버타운에 계시기 때문에 주말마다 어렵지 않게 찾아뵙고 있다.



42세에 회사를 퇴직하고 창업한 먹거리 전문점이 그럭저럭 수익을 올리고 있어 사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월 수익 700만원에 최근 분점 문의도 잇따르고 있어 잔뜩 기대가 부푼 상태다. 자녀들의 교육비로 200만원, 부모님 생활비로 100만원이 들어가지만 이것 저것 제하더라도 100만원 이상의 저축은 꾸준히 하고 있다.

집에 들어가면 예원이의 재롱을 와이프와 감상할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마냥 행복한 상상을 하던 정씨는 마음을 다잡고 책상 앞에 앉아 다음주에 올릴 보고서 작성에 열을 올린다.



정씨가 상상하는 2026년에는 그의 꿈대로 넉넉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정씨가 간과한 사실은 자신이 50세가 되는 해에 65세 이상의 노년 인구가 전체의 1/5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2월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급속도록 증가해 15~64세의 경제활동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 수가 1997년 9명에서 2007년 14명으로 증가했다.

14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을 나타내는 고령화지수는 28.6에서 55.1로 2배 가까이 늘어 고령화 시대의 진입이 가속화 됐음을 증명했다.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고령화 진입속도다.


특히 2026년에는 총인구 4904만명 가운데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무려 1022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년부양비가 현재 100명당 14명 꼴에서 31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래 사회가 되면 정씨는 더 많은 사회부담금을 내야 하고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직종을 선택해야 한다. 실버산업이 주목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기있는 실버산업군은?

실버산업(고령친화산업)으로 주목을 끌 산업군은 무엇일까? 삼성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고가의 건강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앞으로 쌀, 쇠고기, 생선 등 유기농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성군 농협중앙교육원 교수는 “노인층에 맞는 식품 산업군이 일본은 2005년 2조4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이 성장했다”면서 “기능성ㆍ친환경ㆍ품질인증을 갖춘 농산물이 탄생한다면 농촌경제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교수는 이를 위해 '비용ㆍ전문성ㆍ홍보'라는 요건을 갖춰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퇴 이후 별장을 구입하거나 주택 리폼 지출이 증가해 건자재나 가구시장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가정용 의료기산업도 급속도의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고령화시대 5대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의료 분야의 소비 지출이 2020년에는 1조687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령화 시대, 고가 건강식품이 시장 주도


◆식음료 중견기업 사업성 분석 중

기업 차원에서 실버산업 진출을 고심하고 있는 곳은 단연 식음료업체다. 우선 웅진식품은 음료사업에서 한 발 후퇴하는 대신 건강식품에 이은 실버산업 진출을 모색 중에 있다. 사업 방향은 웅진그룹의 강점인 렌탈을 살려 의료침대나 의료기구 등 복지용구 대여사업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락식품과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했던 한국야쿠르트는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실버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병원 진출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최근 헬스케어를 염두에 두고 준비 중에 있다.

중소기업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보건 의료 분야에서 연일 매출 기록을 세우고 있는 누가의료기는 지난해 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 상품인 누가베스트는 지압에서부터 뜸, 마사지 등 동서양의학을 접목시켜 만든 제품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물리치료를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한 솔고바이오메티칼도 가정용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사업군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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