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친일명단수록, 애국가 교체 논란

조철희 기자 2008.04.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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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발행된 밀레니엄 시리즈 제10집 우표 속의 안익태. 오른쪽으로 애국가 악보의 이미지도 보인다.↑지난 2001년 발행된 밀레니엄 시리즈 제10집 우표 속의 안익태. 오른쪽으로 애국가 악보의 이미지도 보인다.


애국가를 작곡한 작곡가 안익태가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되면서 애국가 교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위원장 윤경로)는 29일 안익태, 박정희, 최승희 등 4776명의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박정희 전대통령 등 일부 대상자들의 선정기준에 대해 논란을 벌였다. 특히 애국가의 작곡가로 유명한 안익태와 관련해 많은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 네티즌들이 주장하는 애국가 교체론은 뜨거운 논쟁을 낳고 있다. 안익태가 명백한 친일인사라면 그가 작곡한 애국가를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친일작곡가가 만든 애국가를 부른다면 우리 모두 친일파가 되는 것"이라며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때문에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견에 찬성하는 일부 네티즌들은 "애국가를 아리랑으로 바꾸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편에서는 "애국가는 이미 우리나라의 상징이고 역사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거나 "바꾸더라도 통일 후에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국가는 친일인사로 알려진 윤치호(尹致昊·1865~1946)의 작사설이 유력해 작사·작곡자 모두 친일인사라는 이유로 수정·개정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난 7일 열린 애국가 정통성 관련 토론회에서는 애국가 수·개정에 대한 반박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연갑 국가상징연구회 애국가분과 위원장은 "애국가는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민중에 의해 수용된 노래"라며 "많은 역사적 기록들이 애국가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친일인명사전 작업을 주도한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애국가 존폐 논란의 경우 친일인명사전과는 별개의 논의로 국민적 찬반여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국가는 이번 교체논란 이전에도 '사유재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05년 당시 문화관광부가 행정자치부에 애국가 저작권을 안익태의 유족으로부터 구입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애국가가 저작권이 있는 사유재산인 사실이 알려졌다. 다수 네티즌들이 애국가가 사유재산인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며 반발했으나 결국 유족들이 정부에 저작권을 무상기증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았다.

1936년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1930년대부터 유럽에서 활동하며 일본의 천황즉위식에서 쓰이던 일본전통음악 월천악(에텐라쿠) 등을 작곡, 지속적으로 지휘했다.
또 일명 '만주환상곡'을 작곡해 지휘하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일본탄생 2600년 축전곡'을 세계 최초로 지휘하는 등 친일행위를 벌여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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