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치란]권영길 "조율과 결단"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4.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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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정치란]권영길 "조율과 결단"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경남 창원을)은 별명이 '입은 없고 귀만 있는 사람'이다.

 이 별명은 언뜻 그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들린다. 오랜 기간 노동계를 대표해온 '투사'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 하지만 이 별명이야말로 노동계와 진보진영을 대변해온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는 수많은 이해관계를 원만히 조율해온 경험이 있다. 능력이라기보다 태도의 문제였다. 그는 고집을 부리기보다 상대방 의견을 먼저 들었고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민주노총 결성과 민주노동당 창당 과정에서도 조정과 타협에 대한 그의 의지는 빛을 발했다.



 그렇다고 권 의원이 이해 조정자로만 머문 것은 아니다. 그는 특유의 결단력으로 '최초'의 역사를 써 왔다. 1988년 초대 언론노조 위원장에 오른 뒤 2·3대 위원장을 연임했다.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 민주노동당 첫 대표와 첫 대통령 후보를 지냈다. 민노당의 지역구 재선도 그가 처음이다.

 이런 권 의원에게 정치는 조율이자 동시에 결단이다. 정치란 수많은 의견을 조정하되 마지막 순간에 결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정치인에게 열린 마음과 인내는 필수 덕목입니다. 인내 끝에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국민들은 민심을 존중하되 필요한 시점에 정확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정치인을 바라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더불어 잘 사는 사회다. 특히 병원비와 교육비 부담 경감은 최대 화두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은 우려스럽다. 권 의원은 '백척간두에 선 심정'이라고 했다.

 "대운하 추진, 건강보험제도의 붕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반민생, 친재벌로만 향하고 있어요.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서민중심, 민생중심 정치를 펼치겠습니다."


 그는 서민을 대표할 정치 세력이 부족한 게 늘 아쉽다. 이것 역시 조율과 결단의 정치를 통해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삼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찍을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오지요. 1500만 노동자와 400만 농민, 400만 자영업자들을 대표하는 정당과 정치인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요.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 세력의 성장을 통해 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합니다."
 
△경남 산청(66세) △경남고·서울대 농대 △초대·2·3대 언론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동당 대표 △16·17대 대통령 후보 △17·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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