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금 환급 시작, 경기부양 실효는 의심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4.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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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액 너무 적고 시기 놓쳤다"

미 경기 부양을 위해 의회가 승인한 세금 환급분이 미국인들의 계좌에 들어가고 있지만 경기 부양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CNN머니가 29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이미 고용과 소비 두 부문에서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물가도 크게 올라 세금 환급분이 경기 부양 효과를 낼수 있을지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부부합산 연소득이 15만달러 이하일 경우 돌려 받는 세금은 1200달러(한화 약 120만원) 수준. 7만5000달러 정도를 버는 독신 납세자라면 600달러(약 60만원) 정도를 돌려 받는다.

재무부는 이 조치로 총 1억3000만명의 미국인에게 1110억~1680억달러의 세금을 돌려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금 환급액이 소비 부양 효과를 낼 정도로 많지 않고, 시기적으로 이미 늦었다며 회의론을 쏟아내고 있다.

이코노믹사이클리서치의 락쉬맨 애추선 이사는 "이런 조치로는 경기 침체를 되돌릴 수 없다. 이미 늦었다"면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적어도 한두달 전, 1월이나 2월에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3월까지 1분기 동안 미국에서는 약 23만2000명이 직장에서 해고됐다. 지난해 11월 4.7%였던 실업률은 5.1%까지 올라갔다. 4월에도 약 8만명 정도가 해고됐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업률은 5.2%로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인들의 소비 실태를 가늠할 수 있는 소매 판매도 급격히 낮아졌다. 1분기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줄었다. 미 최대 자동차 업체 GM도 이날 소비 감소에 대응해 픽업트럭과 SUV 등 차량 13만8000대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목표 생산량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에는 휘발유 가격과 식료품 가격도 올라 미국인들이 돌려 받은 세금으로 소비를 하기 보다는 빠듯한 가계 예산을 맞추는데 겨우 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낙관론도 없지는 않다. 아구스리서치의 리치 야마론 이사는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약 0.4%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0.6%에 이어 미미하지만 성장은 했을 것"이라면서 "세금 환급분의 약 28% 정도는 소매 지출로 쓰여 2분기 경제성장률을 0.8%포인트 높여주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먼브라더스의 드루 매투스 이코노미스트도 "세금 환급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금리 인하 등이 효과를 내면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낙관론자들 조차도 세금 환급 조치가 고용 시장에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업체들이 세금 환급 조치를 기대하고 판매원을 늘리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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