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FOMC 이후' 부담...엇걸음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4.29 06:12
글자크기

버핏·커코리안 등 '거물' M&A호재 불구, '금리 눈치'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결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뉴욕증시가 몸을 사렸다.

워런 버핏과 연대한 마스의 리글리 인수와, 억만장자 기업사냥꾼 커크 커코리안의 포드 지분 매입 등이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유동성 장세'를 뒷받침해온 금리인하 행진이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끝으로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BMO캐피털 마켓의 샐 구에티어리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30일 연준이 0.25%포인트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FOMC성명에서 금리인하 기조 중단에 대해 어느정도 강도로 힌트를 줄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융경색과 경기침체가 쉽사리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버핏의 전망이 나오는 등 불안감이 여전한 점도 개별 기업들의 호재를 희석시켰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11포인트(0.16%) 떨어진 1만2871.7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1.47포인트(0.11%) 물러선 1396.37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1.47포인트(0.06%) 오른 2424.40을 기록하는 등 주요지수가 보합권 인근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 '거물'들의 M&A, 수익증가...증시에 활력

지난주말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 제안 시한이 종료돼 두 회사가 표대결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거물들이 M&A 전면에 나서며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M&M 초콜릿으로 유명한 제과업체 마스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손잡고 츄잉껌으로 유명한 제과업체 리글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마스는 230억달러에 리글리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당 80달러로, 25일 리글리 종가에 28% 프리미엄이 더해진 것이다. 버핏은 인수자금을 지원했다.
리글리 주가는 23% 급등한 76.91달러로 상승, 단숨에 인수가격에 바짝 다가섰다.
버핏 소유의 버크셔 헤서웨이 주가는 인수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1.3% 올랐다.


GM 크라이슬러 인수를 시도한 '전력'이 있는 커코리안이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의 지분 4.7%를 인수했다고 밝히면서 포드 주가는 9.5% 급등했다.
커코리안의 투자회사 트라신다는 전체 지분의 4.7%에 해당하는 포드 주식 1억만주를 평균 주당 6.91달러의 가격에 매집했다고 발표했다.
트라신다는 또 전거래일인 25일 종가에 13.3% 프리미엄이 더해진 주당 8.50달러에 2000만주를 추가 매수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커코리안이 과거 인수를 시도했던 GM주가도 2.6% 동반상승했다.

반면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힌 컨티넨털 에어는 1.5% 하락했고, 유나이티드 에어 역시 2.6% 내렸다. 유나이티드 에어가 유에스에어와 합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로 유에스에어 주가는 20.4% 급등했다.



반면 야후 인수전이 '시한'이 지나도 뚜렷한 움직임이 없이 '정중동'을 보이면서 MS와 야후 주가는 각각 2.8%, 1.4% 약세로 돌아섰다.

◇ 버라이존, 비자 수익 '긍정적'

수익 관련 호재도 적지 않았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존은 문자 메시지, 무선인터넷 이용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억달러(주당 51센트)에서 16억4000만달러(주당 57센트)로 9.8%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2.5% 올라섰다. 매출은 238억달러로 5.5%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로 화제가 됐던 카드회사 비자 역시 이날 장마감후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로 장중 강세를 보였다.

UBS, 골드만삭스 등이 비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도 작용했다.
비자는 장마감후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8% 상승한 3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39센트였지만 기업공개 이전의 주당 순이익과의 비교가 힘들어 증가율은 발표하지 않았다.

1회성 경비를 제외한 순이익은 4억100만달러, 주당 52센트를 기록했다. 영업매출은 15억달러였다. 비자의 주가는 장중 0.7% 상승했으나 장마감후 실적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3%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시장불안 여전, 금융주 약세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데다 금융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주는 전반적인 약세였다.
이날 버핏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경기 침체의 골이 더 길고 더 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침체 골이) 짧거나 얕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대출비용과 부실 채권 증가로 올해 미국 은행들의 순익이 전년에 비해 26%(18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또 이후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져 내년 미국 은행들의 순익이 15%(130억달러)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0.91%, AIG가 1.03%, JP모간이 0.94% 각각 하락했다.



◇ 달러 혼조 'FOMC눈치보기'

달러화 가치도 주요 통화대비 약보합권에서 움직였다.

28일(현지시간) 오후 4시2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5638달러로 전날에 비해 0.08센트(0.05%)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도 104.16엔으로 전날에 비해 0.26엔(0.25%)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연준이 30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약세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금리인하 행진이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끝으로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은 하락에 제동을 거는 등 눈치보기가 이뤄졌다.

주 후반으로 예상된 ISM(공급관리협회)지수 등 경기관련지표에 대한 부담감도 약보합세의 배경이 됐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호흡을 조절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23센트(0.2%)오른 118.75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앞서 장외 전자거래에서 전날보다 1달러 이상 치솟은 배럴당 119.93달러에 거래돼 지난주 기록한 장중 최고가 119.9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영국의 정유시설 파업으로 송유관이 폐쇄된데다 나이지리아 반군의 송유관 공격이 지속되고, 걸프지역에서의 긴장이 높아지는 등 공급 부족 우려를 자극하는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최고기록 경신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