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뿔났나 "청와대,대통령만 쳐다봐서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4.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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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재정전략회의에서 공직사회 변화 촉구
- 최근 청와대,정부 부처 등 잇따라 비판
- 흐트러진 공직기강 다잡기 위한 발언 해석

정권 출범 직후 공직사회를 질타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한달여만에 다시 비판을 재개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8일 "각 부처와 장관들은 자꾸 청와대와 대통령만 쳐다보지 말고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으라"고 직설적으로 다그쳤다.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전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째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와 대통령이 끌고 나가면 우리(부처,장관)는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꾸 청와대 쳐다보고 대통령이 뭔가 변화된 정책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여러분이 변화된 모습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관들을 직접 겨냥해 "각 부처 장관들이 내가 해야 할 일이 뭐냐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관들이 해야 할 일이 뭐냐는 것을 분명히 알고 움직여야 전체(부처)가 움직인다. 청와대 혼자 막 끌고 가는게 아니라 각 부처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들이 부처별로 뚜렷이 강조할 점, 우리 부처는 이런 것을 차별화하겠다 하는, 부처가 내세우는 간판 정책을 내놔야 하고, 그래야 각 부처 공무원들의 인식이 바뀔수 있다"고 세부적인 일처리 지침까지 내놨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가 핵심을 파악해 딱딱 일하지 못하고 부자들이 모여 있다는 인상만 줬다"(25일 확대비서관 회의), "소가 (불났다고) 비상구 표지판 찾아서 나가나"(27일 재정전략회의) 등 잇따른 공직사회 비판과 맥을 같이한다.


이와관련, 청와대 안팎에서는 미국,일본 순방 이후 본격적으로 자신이 의도하는 국정운영에 나서기 전에 공직사회를 휘어잡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정권 출범 초기의 긴장감을 잊지 않고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권 출범 이후 2달 가량 지나면서 개혁 피로감으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공직기강을 다잡기 위한 발언이라는 것이다. 농지법 위반과 문서조작 혐의 등으로 낙마한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파문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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