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불협화음…당 내부서 '경고음'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4.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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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집권 여당간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는 양상을 두고 여권 핵심부에서 경고음이 흘러 나오고 있다.

당초 당정간 완벽한 호흡으로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추가경정예산편성, 감세 등 굵직한 경제정책을 놓고 오히려 혼선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당 지도부가 정책 조율에 대해 직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 역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말을 아꼈던 원내 사령탑인 안상수 원내대표가 선봉에 섰다.



그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한나라당과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에 무슨 다른 이견이 있는 것처럼 국민에게 보여져서 국민들이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며 "당과 정부의 정책을 국민이 불신하는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정부는 중요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당과 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해서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에 추경이 대표적인 예이다. 미리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인 셈이다.



그러면서 당 안으로도 화살을 쐈다. 그는 "한나라당도 정책위 의견이 당의 전체 의견으로 국민에게 비쳐서 혼선이 일어나는 일이 가끔 있다"며 "당의 중요정책은 정책위에서 협의한 것을, 원내대책회의에서 논의해서 최종 정책을 점검하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책회의에서 결정되기 전에는 중요 정책의 외부 발표도 자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당정 갈등의 주요축으로 자리매김한 이한구 정책위의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안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갖는 정치적 함의에 관심이 쏠린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인 '747 정책'과 '대운하'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온 이 의장에 대한 여권 핵심부의 속내가 담겨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당정간 긴장 관계는 필요하다"면서도 "일각에서 추경 편성을 놓고 한나라당이 판정승을 했다고 하지만 실제론 이한구 의장만 잘 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한편에선 당정간 정무 기능의 부재에 이어 정책 조율 기능까지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나라당 재선 의원은 "대선 이후 곧바로 총선을 치르다보니 여러 면에서 정리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정책 기능까지 겸비한 정무 라인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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