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적자전환…흑자행진 '우선멈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4.28 13:31
글자크기

M&A를 위한 실적관리 힘 떨어지며 3분기만에 적자전환

하나로텔레콤 (4,015원 ▼100 -2.4%)이 3분기만에 흑자행진을 마감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기업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둔 외국인 대주주들의 실적관리의 약발이 3분기만에 막을 내린 셈이다.



외국인 대주주들은 경영권을 SK텔레콤에 넘기며 두둑한 돈을 챙긴 반면, 600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 유출 파문에 이어 실적악화까지 하나로텔레콤은 호된 댓가를 치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2008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493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손실 67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4511억원)에 비해 9.3% 늘었다. 초고속인터넷을 제외한 전화, 전용회선, 인터넷데이터센터(IDC)·솔루션 등이 두자리수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

그러나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주력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1분기동안 3만여명의 줄었다. 전화 가입자는 3만5000여명이 순증했지만, 이는 전년동기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가정용전화 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ARPU)는 1만 4729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9%나 떨어졌다.

신성장동력사업인 하나TV 가입자 증가 추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하나TV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 23만명, 2분기 16만5000명, 3분기 4만3000명(11만명 장기무료고객 정리), 4분기 21만6000명씩 순증했지만, 1분기에는 겨우 7만5000명애 그쳤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나TV 등의 눈에 띄는 가입자 증가세는 M&A를 고려한 과도한 드라이브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터진 고객정보 유출 사태의 발단도 제휴를 통한 과도한 마케팅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24억원)에 비해 19% 감소했다. 직전분기(244억원)에 비해선 59%나 줄어든 것이다. 마케팅비는 전년동기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접속료 증가, 지난해 임금상승분 소급적용, 하나TV 등으로 인한 지급수수료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은 1분기 1233억원의 설비투자비(CAPEX)를 지출했다. 전년동기 580억원에 비해 배이상 늘어난 것이며 전체 매출액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LG파워콤에서 빌려쓰던 광동축케이블(HFC)망 지역에 자가망을 구축하면서 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그동안 외국인 대주주들이 외면했던 인프라 투자의 물꼬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은 1분기 당기순손실 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21억을 시작으로 3분기 74억원, 4분기 73억으로 소폭이나마 이어지던 분기 흑자행진이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은 결국 기업매각가치 극대화를 위한 외국인 대주주들의 실적관리의 힘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나로텔레콤이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기업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데다 설상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등 주력사업들도 뚜렷한 하향세를 그리면서 대주주인 SK텔레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1분기 실적▲하나로텔레콤 1분기 실적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