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학생들 성화봉송후..조용히 학교로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4.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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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들 성화봉송후..조용히 학교로


오성홍기(五星紅旗·중국 국기)가 27일 하루 서울을 뒤덮었다. 그 붉은 물결의 주인공들은 다 어디로 돌아갔을까.

'2008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끝난 27일 오후 8시 서울시청 앞 광장. 크고 작은 오성홍기가 곳곳에 휘날리고 아직 자리를 뜨지 않은 젊은 중국학생들이 수 십 명씩 모여 있었다. 여전히 이 일대 모여든 중국 청년들의 수는 수 천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이들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자기들끼리 흥겹게 떠들고 사진을 찍었다. 어디론가 전화해 이날의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동한 곳은 지하철역. 시청역은 금세 중국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중국 유학생들 성화봉송후..조용히 학교로
그러나 돌아가는 그들은 '조용했다.' 자기들끼리의 대화는 간간이 조용하게만 이어졌다. 자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에 반중국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모습도 '쨔오우 중궈(파이팅 중국)'를 외치며 호텔 안까지 티베트 지지자들을 추격해 들어가던 용맹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유학생 장영(23, 한양대 안산캠퍼스)씨는 "같은 학교 중국학생들과 함께 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베이징올림픽이 잘 되길 빈다"고 말했다. 이날의 '난동'은 언급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또다른 중국유학생 신경환(20, 한양대 안산캠퍼스)씨는 "우리 중국 학생들이 이렇게 뭉칠 기회가 평소에 없었다"고 했다.

다른 중국 학생도 "같은 중국인들을 만나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베이징올림픽 비판 여론에 대해 묻자 다짜고짜 "절대 안 된다"며 "절대"를 연발했다.


총신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학생들도 "티베트 사태 등은 잘 모른다"며 "오성홍기가 많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왔다.

비교적 나이가 들어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 역으로 간다는 10여명의 중국인들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부한다, 오늘 한국의 중국학생들이 다 모이기로 해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인들이 많이 쓰는 메신저 프로그램 'QQ'로 서로 연락했다고 한다.

사당역에서 한 중국학생이 급히 내렸다. "한국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데 늦었다"며 환승 플랫폼으로 달려나갔다. 그들은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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