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초비상', 금리인하·추경 탄력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4.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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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실질GDI 성장 -2.2%, 마이너스 성장"
- 정부, 금리인하·추경편성 주장에 힘 실려
- "물가 여전히 불안" 일각선 인위적 부양 우려

체감경기가 심각하다. 실제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정부는 그동안 부르짖던 금리인하와 추가경정 예산 편성의 명분을 동시에 얻게 됐다. 체감경기 부진이 오히려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1분기 실질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에 그쳤다. 2004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GDI는 오히려 2.2% 줄었다. 실질GDI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지난해 1분기(-0.3%) 이후 처음이다.

유가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가운데 내수마저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1분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고 민간소비도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가 심각하다"며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대부분의 주요 내수지표들이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동기 대비로 실질GDI 성장률이 0%였는데 이는 1년 동안 호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이라며 "지금의 실질GDI 사정은 과거 오일쇼크 때의 수준과 비슷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연말로 가면서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추경예산 편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계잉여금 가운데 4조8000억원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하기 위해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금리인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우리나라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금리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의 금리인하, 추경예산 편성 드라이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금리인하를 원하고 있고 한은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물가는 여전히 불안하다"며 "한은이 정부에게 밀려서 금리를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추경예산 편성의 경우 경기안정 차원에서 필요한 면이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재원을 인위적 경기부양 대신 감세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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