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고개숙인 식약청 "고객님!"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4.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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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표 식약청장, 봉사와 섬김 행정 약속

24일 저녁 르네상스 호텔에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의약품 인허가권을 손에 쥐고 제약사를 좌지우지 해온 식약청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윤여표 식약청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기업과 식약청이 함께합니다'라는 현수막 아래 "변화하겠습니다. 열심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식약청이 제약사 사장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개선대책'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에서 였다. 식약청은 현재 밀려있는 각종 민원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업무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불합리한 인허가제도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제약사를 '고객'이라고 표현하며 "일반 기업처럼 고객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허가심사 과정을 제약사에 실시간으로 알리고, 민원이력제도 및 국장책임제를 도입해 스킨십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윤 청장은 "지금까지 안전성 위주의 규제를 펼쳤다면 이제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약청의 마인드가 180도 변했다"며 "앞으로 업체를 돕고 지원하는 일이 정책방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부의 '기업 프랜들리' 방침을 현장에서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그는 "봉사와 섬김의 자세로 기업과 협력적 동반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어준선 제약협회 이사장은 "청장 이하 국과장이 총동원돼 업체와 대화를 나눈 일은 약업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야말로 혁신적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시작이 반인만큼 이번 개혁을 높이 평가한다"며 "업계와 청이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갖는다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승환 한불제약 회장은 "식약청은 지금까지 '헌병'이나 '감시하는 사람'으로 여겨졌다"며 "앞으로는 파트너이자 조언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 뿐이 아니었다. 업계의 불만이 쌓였던 생물학적동등성시험(복제약과 오리지널 약의 약효가 같음을 입증하는 시험) 규제완화 등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개선책도 내놨다. 업계 일각에서 '지나친 완화로 의약품 안전의 마지노선까지 내준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을 정도의 전폭적 개선책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김인철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 대표, 차중근 유한양행 (80,900원 ▲1,600 +2.02%) 대표, 어준선 안국약품 (7,410원 ▲30 +0.41%) 회장(제약협회 이사장), 윤성태 휴온스 (23,250원 ▼250 -1.06%) 대표 등 90여명의 제약사 대표를 비롯, 200명이 넘는 제약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24일 열린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개선대책' 설명회에서 윤여표 식약청장(앞줄 가운데)이 제약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24일 열린 '의약품 안전관리 종합개선대책' 설명회에서 윤여표 식약청장(앞줄 가운데)이 제약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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