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데이비스(사진)는 스스럼없이 자신을 그렇게 소개한다.
1965년 주요 기업 주주총회의 이슈를 정리한 소책자 '하이라이츠 앤드 로 라이츠(Highlights & Lowlights)'를 발행한 이래 40여년간 매년 수십개 주요 기업들의 주총장에 나타나 경영진을 껄끄럽게 만들어왔다.
그는 메릴린치 주총에 800주를 보유한 주주자격으로 참가했다. 그가 제안한 집중투표제에는 30% 가까운 주주가 위임장을 써줬다. 지난해에도 메릴린치에 대해 같은 제안을 했었다.
↑에블린 데이비스씨가 메릴린치 주총장에서 존 테인 회장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뉴욕=김준형 특파원]
여든이 넘은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스는 네델란드 출신으로 홀로코스트(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이다.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주총장의 투사'는 아니다. 이날도 유머를 섞어가며 주총장 분위기를 주도,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마이크를 독점하고 때론 언성을 높여 주총장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를 뒷돈을 바라는 '주총꾼'으로 보기도 힘들다. 90여개 기업의 주식을 포함, 수백만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설립, 수십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매년 소책자 판매대금만으로도 수십만 달러를 번다는게 본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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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주총 시작전부터 주주와 기자들에게 소책자를 나눠주던 그는 기자에게 "한국 기업들의 주총장에도 참석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