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 다가오는 이맘때 쯤이면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는 아이들과는 달리 아빠들은 걱정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미리미리 가족여행이라도 준비해 두었으면 좋으련만 바쁜 직장생활에 쫓기다보니 '이번 해 만큼은'이라는 굳은 결심도 이미 무너져 버린 지 오래다. 그렇다고 마냥 들떠 있는 아이들을 실망시킬 수도 없을 터.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면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봄축제들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도시락 하나면 가족들과 함께 부담없이 하루를 즐길 수 있는 봄축제들을 소개한다.
◆서울의 봄을 즐겨라
4일부터 11일까지 서울광장에서 펼쳐지는 '팔색무도회'도 놓치지 말자.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에 펼쳐지는 이 무도회는 전통국악에서부터 락밴드, 라틴댄스, 스윙,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한번에 즐길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 흥을 돋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하늘을 뒤덮는 미디어 클라우드와 워터스크린 영상쇼로 서울광장은 지상 최대의 야외 나이트클럽이 될 전망이다.
4일부터 12일까지 경희궁에서 공연 예정인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는 특히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로 각광받고 있다. 비운의 국모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명성황후>는 1995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이래 한국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평소에는 가격이 비싸 선뜻 즐기지 못한 이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온가족이 함께 저렴한 가격에 즐겨보는 건 어떨까.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이다.
덕수궁에서도 다양한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5일부터 10일까지 덕수궁에서 열리는 '퓨전, 아름다움으로 만개하다'는 전통예술인 국악과 다양한 현대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아트 퍼포먼스. 그림 퍼포먼스ㆍ한복 입은 비보이ㆍ월드뮤직ㆍ아카펠라ㆍ환상적인 마술쇼 등이 국악의 선율과 함께 펼쳐진다. 공연 시간은 오후 5시부터 6시반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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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 어린이날 당일에는 '고궁가족음악회'도 펼쳐질 예정이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3번 등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클래식 연주곡들로 구성된 이번 음악회를 찾는다면 가족들과 함께 낭만적인 휴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에도 다양한 봄축제 풍성
서울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봄축제도 다양하다. 화사한 봄날, 꽃나들이를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라면 평택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평택시는 4월26일부터 어린이날인 5월5일까지 10일간 오성면의 농업기술센터에서 '평택꽃 봄나들이'를 개최한다.
튤립, 유채, 장미 등이 만발한 '나들이 장소'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나른한 봄날을 즐길 수 있고 '동화나라'에서는 후크선장과 백설공주, 80일간의 세계일주 등 다양한 동화 속 세계가 펼쳐진다. 이 외에도 전통 떡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웃다리 문화촌 문화예술체험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5월5일 어린이날에는 옛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뻥튀기 장수와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꽃무늬 페이스 페인팅 등의 행사가 준비돼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지인 전곡리 선사유적지에 마련된 선사시대 체험파크. 이 밖에 구석기문화를 이론과 실습을 통해 배워보는 구석기체험학교, 연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농경생활 문화체험 등 직접 즐기면서 교육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형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밖에 안산에서는 유럽ㆍ남미 등 16개 국가에서 53개 팀이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3일부터 5일까지 안산 광덕로 일대 차없는 거리에서 펼쳐지는 '안산 국제거리극축제'는 연극, 무용, 마임, 음악 등 전 세계의 신나는 광대쇼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관람료 없이 다양한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일 오후 2시부터 열리며 비가 오더라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개막작인 전자 타악 연주와 불꽃의 조화가 인상적인 프랑스 작가 코만도 베르뀌의 <불의 콘서트>, 프랑스 극단 시어터 엉 플람의 연극 <오 마마 오>, 호주의 대형인형극 <갈매기떼>(Snuff Puffet) 등은 높은 예술성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해외 공연 작품이다. 이 외에 태안반도의 기름 유출 사건을 모티프로 한 댄스시어처 창의 퍼포먼스 <새>를 비롯해, 영상과 무용, 라이브 음악을 혼합한 온앤오프 무용단의 <다른 한편> 등 다양한 국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