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업계, 한국만 빼고 숨가쁘게 '합종연횡'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4.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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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프로모스, 엘피다와 제휴설..엘피다, 키몬다와 기술제휴

D램 업계의 합종연횡이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난야가 손잡은 데 이어 하이닉스 (236,000원 ▲6,000 +2.61%)반도체와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던 대만 프로모스가 일본 엘피다의 품에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엘피다는 또 독일 키몬다와 기술제휴에 합의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D램 업체인 프로모스는 일본 엘피다와 제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대만 D램 업계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 "엘피다가 프로모스 지분을 10% 이내에서 취득키로 합의했으며 이렇게 되면 엘피다는 프로모스의 3대 주주에 오른다"고 보도했다.



프로모스는 대만 3위의 D램 회사로 2005년부터 하이닉스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이닉스는 프로모스에 D램 공정기술을 이전해 주고 프로모스는 이에 대한 대가로 생산하는 D램의 50%와 나머지 50%에 대한 로열티를 하이닉스에 제공해 왔다. 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프로모스와 54나노 기술 이전 협상을 벌여 왔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는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하지만 프로모스가 엘피다와 손을 잡게 되면 더이상의 협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이상의 기술이전은 없다는 얘기다.



하이닉스는 다만 프로모스가 엘피다와 제휴하더라도 하이닉스와 기존에 맺었던 계약은 유효한 만큼 상당기간 동안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로열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D램 업계, 한국만 빼고 숨가쁘게 '합종연횡'


엘피다는 또 이날 독일의 키몬다와 D램 기술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엘피다는 키몬다에 스택 기술을, 키몬다는 엘피다에 베리드 워드라인 기술을 각각 제공해 오는 2010년까지 40나노 기반의 4F2 기술을 적용한 D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키몬다는 지난 2월 제휴관계에 있던 난야로부터 버림받으면서 고립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엘피다의 손을 잡고 부활의 기회를 맞게 됐다.


엘피다가 이처럼 전방위로 제휴 관계를 확대함에 따라 국내 D램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특히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가 27.7%로 1위, 하이닉스가 21.3%로 2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키몬다는 12.7%로 3위, 엘피다는 12.2%로 4위다. 여전히 한국 기업들과의 시장점유율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들까지 포함하면 상황이 다르다.

엘피다는 이미 대만 최대 D램 업체인 파워칩(시장점유율 4.4%)과 제휴관계에 있다. 엘피다가 프로모스(3.4%)까지 동맹군으로 끌어들이면 엘피다군(群)의 시장점유율은 하이닉스에 육박하게 된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프로모스를 잃게 된다면 잠재적으로 2%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더 큰 문제는 엘피다 동맹세력의 확대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하이닉스의 시장 2위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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