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치란]서혜석 "손수건"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4.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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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정치란]서혜석 "손수건"


정치판은 흔히 전쟁터로 비유된다. 자신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기 위한 기싸움이 치열하다.

서혜석 통합민주당 의원은 이웃집 누나 또는 추억 속의 음악 선생님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때론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정치판에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편안함과 자상함이 트레이드 마크다.

부드러운 서 의원에게 정치 도전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은 가히 짐작이 된다. 서 의원은 4년 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권유로 비례대표에 도전했다. 그는 "정치인이 된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개인, 가족, 직장에 국한되는 삶을 벗어나 더 많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그 도전의 방향은 맞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서 의원이 당시 받은 비례대표 순번은 당선권 바로 뒤인 25번이었다. 결국 의원 배지를 달지 못했다. 서 의원은 지난 2005년 박홍수 의원이 농림부 장관으로 발탁돼 비례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비로소 17대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3년 남짓한 국회 생활 동안 그는 '정치란 손수건'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 약자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얘기다.

"자본주의가 시장 만능으로 흐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약자가 생겨요.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어요. 이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점에서 최근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우리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을 내고 쇠고기를 먹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한 것이 특히 마음에 걸린다.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성공과 발전 마인드만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축산농가의 눈물을 생각한다면 '안타깝다'고 한 마디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서 의원은 17대 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을 떠난다. 하지만 다시 변호사 일을 하면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다른 기회를 찾을 생각이다.

"국회의원이 마지막 직업은 아니에요. 정치 영역이 아니라 해도 앞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경기 구리(55세) △이화여대 영문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문과 석사·美 산타클라라대 법과대학원 △법무법인 광장 미국 변호사 △법무법인 우현지산 미국변호사 △열린우리당 대변인 △국회 한미FTA 특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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