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것만 하는 직원, 변화시키려면

최치영 CMOE Korea 대표 2008.04.2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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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영의 경영코칭]몰아붙이지 말고 의견을 경청해야

시키는 것만 하는 직원, 변화시키려면


국내 한 기업 연구개발(R&D) 센터에 소장으로 부임한 김 상무는 부임 직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되는 징후가 느껴졌다.

연구원들 대부분인 극히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부서 단위의 일을 하는 것이었다. 김상무가 보기에 직원들은 국내 대표기업 R&D 센터의 소속이라는 자부심도 없었고, 별다른 의욕도 없어보였다.

특히 그를 안타깝게 했던 점은, 직원들이 어떤 현안에 대해서 지시만을 기다리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뭔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서로 개진하고 함께 고민하고 씨름하기를 기대한 김상무는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실망감이 앞섰다.



물론 이 기업의 특성상 첨단 제조가 아닌 기초산업에 해당되고, 또 변화가 그리 많지 않은 산업군에 해당되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D 센터가 형식적인 연구소여서는 안 될 일이었다.
 
며칠 동안의 고민 끝에 김 상무는 내친김에 연구소 문화 자체를 쇄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먼저 자난 해에 도움을 많이 주었던 외부 전문 코치가 생각이 났다. 먼저 인력관리(HR)부서에 코칭 필요성을 통보하고 6개월 동안의 코칭 세션을 가질 것을 계획했다.

그리고 그는 일단 연구소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각 팀 리더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코치의 도움으로 조직에 대한 간단한 진단을 하고나서 구체적인 분위기 겸 조직문화에 대한 변화를 실천에 옮기기로 하였다.
 
김상무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되어보기로 했다. 일단 직원들의 입장에 서자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점은 연구소의 포지션이 확실하지 않은 점과 제품에 대한 혁신적인 전략이 없었다는 문제가 제일 컸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를 시작하려 해도 예산과 계획을 각기 다른 부서와 협의해야 했다.



진행과 예산을 주관하는 각기 다른 두 부서의 눈치를 보다 보면 원래 계획했던 연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김상무는 다른 연구소들처럼 일정 포지션을 가진 곳으로 만들기 위해, 각 부서의 담당자들과 관련 임원들을 만나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였다. 정확한 포지션을 확보한 뒤에 연구원들과 함께 기술개발에 대한 자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포지셔닝 작업이 웬만큼 결실을 거두어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그것은 연구소의 포지션이 바뀐다고 해서 팀원들이 곧바로 창의적인 태도로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포지셔닝 작업과 더불어 직원들의 변화 유도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 했다.
 
김상무는 연구소의 인사책임자와 머리를 맞대고 직원들의 역량강화와 적극적인 태도함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제도들을 강구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실천항목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인사담당자에게 지시했다. 직원들의 개별 신상명세서를 만들고 그들과의 개별적인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도록 마련했다.

또한 코치가 주선해준 팀의 변화를 위한 워크숍을 마련하여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현재는 포지셔닝 작업과 직원들에 대한 변화 유도 작업이 병행된 결과 현재 김상무는 연구소가 이전보다 훨씬 더 활력있고 창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원들 역시 과거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의욕적으로 동기부여되고 또 변화하고 있다.


`수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려는 직원들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느냐?` 하는 문제는 리더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사실 서로 대립하고 불화가 있는 조직 못지않게 수동적이고 움직이려 하지 않는 조직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더욱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언제나 그렇듯 리더는 현상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리더는 코칭과 같은 스킬을 이용하여 구성원들이 왜 움직이려 하는지 솔직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물론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질책하거나 몰아붙이지 말아야 한다.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단지 한두 구성원이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가 수동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다면 여기엔 필연적인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비전의 문제이다. 조직의 비전 자체가 부재하거나 구성원들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경우 리더는 조직의 비전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보는 게 좋다. 그리고 구성원들과 함께 현실적인 비전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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