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래세 인하 "투자자 숨통 트이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4.24 11:19
글자크기
중국의 증권거래세가 24일 기존 0.3%에서 0.1%로 인하되면서 하락일로에 있던 중국 증시의 숨통이 트이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23일 밤 거래세 인하를 발표하면서 지난 10월 대비 46%까지 떨어진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이번 거래세 인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증시 하락과 이로 인한 사회 불안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현인 셈이다.



뉴욕타임스은 지난 2일 주가 급락으로 중국 주식 투자자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식투자 인구가 1억5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자칫 주가폭락으로 인한 손실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난 개인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직접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지난 20일에는 상장기업의 대주주가 1개월내에 전체 발행주식의 1% 이상의 비유통주를 처분하고자 할 때 '블록딜'을 통해 거래를 하도록 하는 개선책이 나오기도 했다. 증시 폭락의 주된 요인이던 비유통주분야에 직접 메스를 댄 것이다.
해외적격기관투자가(QFII) 승인도 확대해 수급 악화를 막고자 하는 조치도 나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전체 한도를 10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한 이후 해외 투자자들에 잇따라 A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증시 부양을 위한 중국 정부의 이런 일련의 정책 조치에 거래세 인하 발표가 뒤따르면서 실제로 증시가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0.1% 거래세 인하가 가져올 증시 부양 효과도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4일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7년 거두어들인 증권거래세는 모두 2005억위안(28조5000억원)으로 2006년 대비 1826억위안(1017.4%)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는 2005년 0.1%에서 2007년 0.3%로 상승했는데, 0.2% 상승폭만으로도 증권거래세가 11배 부풀려진 셈이다. 그만큼 거래세로 인한 투자 감소폭이 컸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에 증권거래세가 0.3%에서 0.1%로 인하될 경우 증시 부양 효과는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상당히 클 수 있다.


그러나 거래세 인하 조치가 단기적 증시 부양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증시의 전반적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경화교대학의 화셩 교수는 최근 신화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거래세 인하는 단기적으로 시장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거래세 인하는 단지 거래 원가 변화에만 영향을 줄 뿐 증시의 전반적인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재정대학 증권선물연구소의 허지앙 소장은 "거래세 인하는 단기적 시장 구제 조치가 아니라 거래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거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조치가 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후속 조치들이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속 조치가 없을 때 거래세인하 조치는 단발성 정책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5월에만 2046억 위안이 풀리는 비유통주 문제가 거래세인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중앙재정대학 중국은행업연구센터의 궈티엔용 주임은 "현재 중국 증시의 가장 큰 두통거리는 비유통주 해제 물량"이라며 "거래세 인하도 물론 호재이지만, 비유통주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장기적 이익으로 반영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증시에서 4월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비유통주는 1560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기업은 136개이며 주식수로는 62억7000만주 가량이다. 지난 2~3월 두달 동안에는 3800억 위안 상당의 주식이 유통주로 전환됐다. 올들어 매월 적게는 1500억위안에서 많게는 2000억위안 규모의 주식이 시장에 풀렸거나 대기중이다. 2000억위안은 한화로 25조원이 넘는 규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