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키운 무항생제 '루쏘포크'

이기형 기자 2008.04.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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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탐방]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로 유명한 루쏘를 떠올리며 '루쏘포크'라고 이름을 지었다."

자연이 키운 무항생제 '루쏘포크'


무항생제 돼지고기를 백화점 등에 공급하고 있는 코코 (310원 ▲71 +29.7%)엔터프라이즈 최준식 대표(사진)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돼지를 좁은 공간에 많이 키우다보니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고기를 통해서뿐 아니라 토양오염을 통해 채소까지 오염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코코는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내성이 강해져 발생하는 슈퍼박테리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찌감치 면역력 증강을 통한 무항생제 사육법을 연구해왔다. 2002년에 돼지 축산에 적용, 2003년부터 백화점 등에 '루쏘포크'라는 상표로 공급해왔다.



최 사장은 "진입초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정육코너의 다른 돼지고기 판매업자로부터 '무항생제'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한 많은 항의를 들었고, 이 때문에 여러번 백화점 코너에서 자리를 빼야했다"고 털어놨다.

초기에는 무항생제로 돼지를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축산농가는 물론 교수 등 전문가들도 항생제없이 돼지를 대량으로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코코는 농가에서 나오는 돼지를 좋은 가격으로 전량 판매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농가를 설득했고, 코코의 축산법을 도입한 농가가 10개로 늘어났다.



수십차례 백화점 돈육코너에서 쫓겨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은 현대백화점, 농협 등 63개점에 루쏘포크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무항생제 인증제가 큰 도움이 됐다.

코코는 된장에서 추출한 곰팡이균을 이용해 만든 면역증강제를 사료에 첨가함으로써 항생제를 쓰지 않고 있다. 코코의 '루쏘포크'는 서울대 농대 교수로 된장 연구에 몰두했던 이계호 코코 회장(75)의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은 교수 재직시절 된장연구로 얻어진 면역증강제를 축산에 응용하겠다는 생각으로 정년퇴직후 축산사업에 뛰어들었다.
코코의 무항생제 축산법을 도입한 돼지농장코코의 무항생제 축산법을 도입한 돼지농장
특히 한마리당 5kg 정도의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 돼지를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첨가물을 수출하게 됐다. 코코는 미국 축산업체에 월 3000만원어치씩 첨가물을 2년간 수출하고 있다. 코코는 이를 수산물, 조류 등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 꾸준한 연구를 진행해왔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면역증강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억제효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건국대 수의과학대학에 의뢰한 실험에서 조류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질병에 대해 바이러스 증식억제 효과가 유효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최근 AI 확산과 관련, 면역증강제를 양계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키로 했다"고 말했다.


코코는 지난해 '루쏘포크'를 팔아 40억원, 면역증강 첨가물로 10억원 등 총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0월부터 '루쏘포크'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에는 돈육에서 60억원, 첨가물에서 15억원 등 75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루쏘포크'는 기존 돼지고기에 비해 현재 30% 가량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며 "무항생제일 뿐만아니라 맛도 좋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알려진다면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일본 등은 무항생제 돈육이 기존 돈육에 비해 3~4배가 높게 팔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코의 무항생제로 키우는 돼지들. 코코의 무항생제로 키우는 돼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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