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테펀드, 높은 원금보장성이 최대 매력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8.05.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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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박영암의 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지난 3월 중순 이형철 대표 취임 이후 대신투신이 밀고 있는 펀드는 정통 성장형주식펀드가 아니다. 풋옵션매도 델타헤징 등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금융공학을 활용하는 '포르테 알파 파생형펀드'(이하 포르테펀드)가 전사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증시가 1800선을 회복했지만 하반기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주식펀드에 힘을 싣기에는 여전히 불안해서다. 또한 성장형 주식펀드는 미래에셋 등 소수 운용사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서 이들의 진입장벽을 뚫기가 여의치 않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이같은 판단 아래 포르테펀드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포르테는 이탈리어어로 '강하게, 세게'를 뜻하는 음악용어다. 시장의 변동성을 보다 '강하고 세게' 활용하겠다는 취지가 펀드명에 녹아있다.

연 15% 수익률 달성시 펀드 조기 청산 가능



포르테펀드는 전형적인 금융공학 펀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ELF(주가연계펀드)와 유사한 구조다. 대다수 ELF는 사전에 고객에게 약속한 일정 조건을 기초자산이 충족하면 조기상환된다. 포르테펀드도 고객에게 연(환산) 15%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조기상환된다.

조기상환 수익률은 연환산 15%. 이를 달성하기 위해 포르테 펀드는 크게 3가지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수익원천은 지수풋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이다. 지수풋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이 연간 10%에 달한다. 포르테펀드에서 매도하는 지수풋옵션은 외국계 IB(투자은행)에서 매수한 1년물이다. 코스피200지수 옵션은 만기가 3개월이라 펀드만기(1년)와 일치하지 않아서다.


지수풋옵션 매도 후 풋옵션 매수자의 권리행사에 대비해 '동적 델타헤징' 전략을 구사한다. 또 풋옵션매도 후 델타(풋옵션가격 변화율/코스피200선물 가격변화율)크기의 변화에 따라 코스지200지수선물의 편입비율을 조정한다. 즉 델타가 커지면 지수선물을 매수하고 델타가 감소하면 지수선물을 매도한다. 저가에 매수한 지수선물을 높은 가격에서 매도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매매차익을 올린다.

현선물 가격차이를 이용한 매매차익도 중요한 수익원천. 동적 델타헤징 대상인 지수선물이 고평가될 경우 이를 매도하고 코스피200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대신 포트폴리오'를 매수한다.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신 포트폴리오'를 델타의 증감에 맞춰 '고가매도-저가매수'를 반복한다.



한편 채권이자도 포르테펀드의 중요한 수익원천이다. 12%의 증거금으로 델타헤징 대상인 지수선물을 매수한 후 나머지 잔액을 국공채 등에 투자한다. 4월23일 현재 포르테펀드는 순자산의 15%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대신투신의 정만성 AI팀장은 "델타헤징을 통해 연 10%를, 채권투자수익과 현선물 차익거래에서 연 5%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변동성이 하락하면 손실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변동성이 줄어들면 높은 가격에서 지수선물을 매수하고 낮은 가격에서 매도하게 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ELS 발행자들이 변동성 하락시 손실을 입는 것과 동일하다.



포르테펀드, 높은 원금보장성이 최대 매력


비과세혜택에 자유로운 환매는 이점 능

포르테 펀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ELF(주가연계펀드)와 자주 비교된다. 기초자산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고객에게 제시한 목표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ELF와 유사하다.

하지만 포르테펀드는 ▲비과세 혜택 ▲환매 편의성 ▲원금보장 가능성 확대 등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정만성 팀장은 "ELF는 기초자산인 ELS가 채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운용수익률에 대해 비과세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포르테펀드의 델타헤징 수익 등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물론 채권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ELF와 동일하게 세금이 부과된다고 인정했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환매도 포르테펀드의 장점. 3개월 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다. 이때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ELF는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조기환매시 원금의 4~8%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포르테펀드의 또다른 특징은 1년 만기의 폐쇄형이라는 점이다. 특정 기간에만 고객을 받는다. 매월 월정액을 납입하는 적립식 투자는 불가능하다. 또한 조기상환조건을 충족하면 상환 직후 펀드가 청산된다.



포르테펀드는 금융공학을 활용해서 원금보전 가능성을 높였다. 연 15%로 수익률 상한선을 정한 만큼 설정시점대비 코스피200지수가 40%~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원금손실을 입지 않게 설계됐다. 따라서 리스크가 없이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보수적 투자가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다.

절대수익 추구 거액자산가 겨냥

비과세 혜택과 원금보전 추구 등의 특성으로 포르테펀드는 거액 자산가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출시된지 2개월밖에 되지 않아 설정액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은행 PB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한 PB는 "이 상품은 수익률은 연 15%에 불과하지만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고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노후에 은퇴자금을 운용하거나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이에 따라 목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거액 자산가들에게 많이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르테펀드는 현재 대신증권과 키움증권 유진증권 한양증권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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