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바꾸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4.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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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세계]박철원 한우리열린교육 회장

"아이를 바꾸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아예 `부모님들을 '독서지도사'로 키우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평생교육을 위한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던 박철원(68) 한우리열린교육 회장은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등 독서교육 사업을 시작하게된 동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한우리열린교육은 17년째 독서지도사 교육 등 초·중·고교생의 독서논술프로그램을 구축·운영하는 교육기업이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독서논술학원과 교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할 만큼 이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92년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강남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자녀독서지도반'으로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지원자들이 많이 몰려와 당시에도 모집정원을 거뜬히 넘겼던 기억이 나네요."

박 회장은 이전까지는 없던 방식으로 교육시장에 접근했다. 학원사업의 주요 고객을 청소년에서 학부모로 확대, 치열한 사교육 시장에서 발상전환을 시도한 것. "당시엔 '독서지도사'라는 이름조차 없었던 때였는데,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는 "학부모들의 열정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느꼈다"고 했다. "대입논술시험이 도입되기 오래 전부터 논술지도사양성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유럽에는 학생들이 '에세이'를 쓰는 것이 보편화 돼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논술교육이 필요하다는데 착안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시대와도 맞아떨어졌다. 94년 서울대에서 논술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독서와 논술·토론 중심교육에 관심이 집중됐다. 덩달아 논술지도교사 수요가 늘면서 사업도 자리를 잡아갔다. 현재 독서지도사과정의 입학인원은 1기에 300-400명 정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지금까지 총 3만2000여명(85기)이 이 과정을 거쳤다.

신청자들 중에는 자녀교육을 위해 수강하는 학부모들도 있지만. 재취업이 목적인 주부들도 많다고. 6개월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격검정시험을 통해 인증서도 발급한다. "아직 공인자격증으로까지 인정받진 못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반공인화' 되다시피 한 상태입니다. 타 교육업체에서도 교사를 채용할 때 인정해 줄 정도이지요."


박 회장은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는 독서관련 교양프로그램을 개최하고, 통합적 사고능력을 키우기 위해 역사논술 교재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동문학 작가지망생 아카데미도 열었다. "이를 통해 등단한 작가도 30여명 됩니다. 아직은 희망자들이 몇명 모여서 유명 작가에게 개인지도를 받는 형태지만 곧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책은 밥이나 마찬가지"라는 그의 '책 사랑'은 '독서지도 봉사단'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10년간 150여명의 독서지도사들이 보육원·소년원·재활원을 방문해 책을 나눠주고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해줬다. "더 많이 지원하고 싶은데 회사사정이 좀 더 넉넉하지 못한 것이 늘 아쉬울 뿐이지요." 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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