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유방암, 커리어우먼 위험하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4.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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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 커리어우먼을 위협하고 있다. 출산을 하지 않았거나 첫아기를 30세 이후에 낳은 경우, 또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일수록 유방암 발생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뚱뚱하다면 더 큰 문제다. 유방암은 다른암과 달리 유전적인 요인보다 이같은 개인적인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며, 그 요인들이 커리어우먼의 생활패턴과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특히 유방암 발생률의 경우 20년전에 비해 3배이상, 사망률은 10년전에 비해 54%가량 증가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발병 연령이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는 현실이다.



문병인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는 "시간이 갈수록 유방암 발병률은 빠른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발병요인이 맞물리며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방암의 발병률이 출산시기 및 모유수유 여부와 관련있는 이유는 생식주기를 조절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에스트론(E1), 에스트라디올(E2), 에스트리올(E3) 등 세가지로 나누어 진다. 이 중 E3은 유방암을 예방하고, E1은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3의 경우 임신을 했을 때 배출되기 때문에 아이를 빨리 가질수록 유방암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문 교수는 "어릴때 치아에 불소를 도포하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E3에 조기에 노출되면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며 "임신을 빨리할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E1은 결혼을 하지않고, 임신도 하지 않으며, 모유수유를 하지않는 여성들에게서 많이 배출돼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뚱뚱한 것도 유방암의 원인이 된다. 포화지방산 속 지방세포가 E1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서구식 식단이 확산되며 비만여성이 급증하는 것도 유방암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이옥신과 같은 환경교란물질도 유방암 발생률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어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여성호르몬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

이처럼 유방암의 경우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유방암에 있어 큰 역할을 하는 임신과 출산 문제 역시 사회 구조적시스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장기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장은 지속적으로 검진하며 조기에 발견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이 0~1기, 즉 혹 크기가 0.5cm 이하일 때 발견될 경우 수술하면 재발이 거의 없이 완치될 수 있다. 수술범위도 적다. 하지만 2~3기에 발견될 경우 수술부위가 큰 것은 물론 재발확률이 60~70%에 달한다. 이때는 암세포가 림프절을 따라 타 신체기관으로 전이되거나 재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실제로 전이되거나 재발됐을 경우의 생존률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성이 유방암 검진을 받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유방암학회가 지난해 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25세이상 55세미만 여성 300명 중 46.7%가 유방암 검진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여성들의 경우 유방내에 유선조직의 밀도가 높아 X선 촬영 시 하얗게 보이는 '치밀유방' 형태를 띄기때문에 검진을 통해 100% 발견된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얗게 보이는 부위때문에 종양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유방초음파를 병행하거나 디지털 유방 X선 검사에 컴퓨터진단프로그램(CAD)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우경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치밀유방의 경우 가루를 뿌린 것 같은 석회화형태의 유방암은 컴퓨터진단프로그램에서 거의 100%에 가까운 진단율을 보이지만 종양이 뭉쳐진 종괴형태의 유방은 초음파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진단프로그램의 경우 그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는 병원에 갔을 경우 X선 촬영비용 이외에 추가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반면 초음파는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16~18만원 가량의 검사비가 소요된다.

이와관련 예방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유방건강재단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일 '핑크리본캠페인-사랑마라톤대회'를 시작했다. 부산대회를 시작으로 5월에는 대전, 6월에는 광주, 9월에는 대구, 10월에는 서울에서 릴레이식으로 개최해나갈 예정이다. 대회에서는 유방질환 무료상담은 물론 무료검진까지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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