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도 금리인하 의견..한은 압박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4.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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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이례적 언급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전광우 금융위원장까지 정책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주장해 정부가 전방위로 한국은행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전 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침체기에는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내비치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경기의 급속한 침체를 출혈로 본다면 물가상승은 혈압상승 정도로 비유할 수 있다”며 “현재 경기상황을 보면 출혈을 막고 혈압이 다소 올라가는 것은 용인하는 게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경우 간혹 금리나 환율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기는 하지만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금융위원장이 금리인하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기관의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열석발언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금융위가 금리수준에 대해 발언을 한 전례는 거의 없다.



금융위원장의 이 발언에 대해 금융권 시각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공정한 시장의 ‘룰’을 관리.감독해야 할 심판관이 ‘편파판정’으로 오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재정부장관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금융위원장까지 금리인하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시장에 오해를 줄 수도 있고 한국은행의 신뢰성과 독립성에도 문제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한은 입장에서도 전 위원장의 발언이 달가울리 없다. 금통위 자체적 판단으로 금리인하를 결정한다 해도 정부의 영향을 받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에도 정부와 정책갈등이 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다음달 8일 신임 금통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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