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무늬만 인하'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8.04.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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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폭 작아 체감 못해…일부에선 인상되기도

지난해 11월 참여정부의 요청으로 신용카드사들이 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생색내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3일 서울 등 수도권지역 소상공인 가맹점 500곳을 방문해 '신용카드 수수료 현장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수수료 인하폭은 0.26%포인트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올 1월말 현재 소상공인의 평균 카드수수료율은 3.03%로 작년 11월 평균 수수료율(3.29%)에 비해 0.26%포인트 내려갔다.

게다가 전체 소상공인의 56.1%가 3.01~4.0% 수준의 카드수수료율을 부담하고 있어 대형마트 등 대기업 카드수수료 수준(1.5~2.0%)과 아직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평균 수수료 인하폭은 미용실이 0.63%포인트(3.79→3.16%)로 가장 컸으며, 반면 음식업종에서는 인하폭이 0.02%포인트(2.76→2.74%)로 가장 작았다.

특히 이번 조사의 결과 지난해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공표한 가맹점수수료율과 실제 적용 수수료간에는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2개업계 중 귀금속판매, 미용실, 안경점, 숙박, 학원, 의류, 카센터, 서점 등 8개 업계 수수료 적용에서 카드사들이 지난해 11월 공표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사별로 분석한 결과 귀금속판매업, 서점, 음식점, 슈퍼 등 일부 업종에서는 카드수수료율이 작년보다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카드사별 소상공인 평균 카드수수료율은 BC카드가 2.75%로 가장 낮았고, 국민카드도 2.87%로 3% 이하였다. 반면 삼성(3.26%), LG(3.24%), 롯데(3.19%) 등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평균 카드수수료율이 가장 크게 인하된 곳은 국민카드로 0.40%포인트 하락했다. 인하율이 가장 적은 곳은 롯데카드로 0.08%포인트에 그쳤다.

이러다보니 소상공인들의 약 80%가 수수료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율 인하이후 소상공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경영여건 개선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63.3%,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가 17.0%로 나타나 전체의 80.3%가 경영개선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수수료 인하폭이 너무 적어 체감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79.8%로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들이 판단하는 '적정한 카드 수수료율 수준'에 대해서는 '1.5~2.0% 수준'이라는 응답이 75.4%를 차지했다.

가장 필요한 신용카드 수수료대책에 대해서는 ‘카드전표 매입업무를 카드사외에 다른 기관에게 허용하여 수수료 인하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응답이 43.0%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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